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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 격노설 핵심 김태효 특검 소환”…윤석열 외교라인, 해병 사건 외압 의혹 정점
정치

“VIP 격노설 핵심 김태효 특검 소환”…윤석열 외교라인, 해병 사건 외압 의혹 정점

서현우 기자
입력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핵심 실세인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11일 순직해병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대통령실을 둘러싼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개입 의혹, 이른바 ‘VIP 격노설’의 정점에 있던 김 전 차장이 직권남용 혐의로 소환조사 대상에 오르면서 정치권 공방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김태효 전 1차장은 이날 오후 2시 50분 서울 서초구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피의자 신분임에도 현장에 모인 취재진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은 채 특검 사무실로 들어갔다. 현장에는 해병대 예비역들이 사무실 앞을 지키며 김 전 차장의 도착을 기다렸고, 그가 엘리베이터에 오를 때까지 ‘내란범’이라는 구호를 연호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정가에서는 김 전 차장이 지난해 7월 31일 대통령실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한 외교안보라인 핵심 인물로, 사건의 전말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당사자란 평가가 나온다. 특검팀은 김 전 차장이 채상병 사망사건에 대한 초동수사 결과를 보고하던 중 윤 대통령의 ‘격노’를 직접 목격했고 이후 수사외압 과정에 깊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VIP 격노설’의 발단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는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에 뒤따라 경찰 이첩이 보류되고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 자체가 수정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상황이다.

 

그러나 김태효 전 차장은 그간 국회 증언 등에서 당시 회의에서 채상병 사망사건 관련 논의는 없었으며, 윤 대통령의 격노 사실 역시 부인해왔다. 이에 따라 실체적 진상을 둘러싸고 대통령실–특검–정치권 사이 공방이 확산돼 왔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회의 당시 채상병 사건을 보고받았는지, 회의 이후 수사 결과 뒤집기에 직접 관여했는지, 이 과정에서 김 전 차장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 핵심 의혹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방침이다. 이번 조사는 이정민 부부장검사가 맡는다. 앞서 정민영 특검보도 정례 브리핑을 통해 “그날 회의서 채상병 사망사건에 대한 최초 보고가 있었고, 윤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당시 상황과 이후 개입 과정 등을 면밀히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전 차장의 소환조사가 대통령과 외교안보 참모진, 경찰 간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를 분수령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여당은 수사외압·격노설에 대한 부당성 부각에 힘을 쏟고 있는 반면, 야권은 진상 은폐·권력 남용 가능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특검은 김 전 차장 조사를 기점으로 대통령실 고위관계자에 대한 추가 소환 여부와 수사 확대에 나설지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은 특별검사팀 수사의 후폭풍이 정국의 또 다른 격랑을 불러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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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효#윤석열#해병특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