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관세 넘어 미국 진출”…셀트리온, 생산시설 인수로 바이오 현지화 가속
IT/바이오

“관세 넘어 미국 진출”…셀트리온, 생산시설 인수로 바이오 현지화 가속

신도현 기자
입력

셀트리온이 미국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를 추진하며 글로벌 경쟁 구도에서 한 단계 도약할 채비를 갖췄다. 미국 현지 공장 확보는 바이오시밀러 등 셀트리온의 핵심 제품군을 미국 내에서 직접 생산·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내 파장이 주목된다. 이번 투자는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메이드 인 USA' 기조 등 급변하는 정책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회장은 29일, 미국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인수 대상은 미국 내 주요 제약산업 클러스터에 위치하며 항암 치료제·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다수의 바이오의약품 원료(DS)를 생산해온 대규모 공장이다. 총 7000억 원이 투자되며, 연내 인수 마무리가 목표다. 구체적 기업명과 계약 규모는 상호 협의 및 비밀유지협약(NDA) 하에 추후 공개된다.

이번 인수 추진의 현실적 의미는 생산공장 신설 대비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주요 글로벌 제약사가 집적된 입지에 중대형 시설물, 확장 가능한 부지까지 갖췄고, 의료용 원료의약품을 위한 미국 FDA 우수의약품제조기준(cGMP) 시스템을 탑재했다. 특히 인수 후 곧바로 cGMP 시설 내 50% 생산 캐파를 5년간 독점 활용할 수 있게 돼, 현지 CMO(위탁생산)와 병행 즉시 수익 창출 구조를 마련할 수 있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미국의 비중은 40%가 넘는다.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라인업을 2033년까지 41개로 확장하는 청사진을 밝힌 가운데, 현지 직접 생산 체제는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의 전제 조건으로 꼽힌다. 생산·포장·물류 전 과정의 미국 내 원스톱 해결, 비용 절감, 원가 경쟁력 등 다양한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이번 전략은 한국·유럽 등 해외 생산 제품에 적용되는 관세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해소한다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정치권이 바이오 공급망의 미국 내 구축과 현지화를 요구하는 흐름이 강해지는 가운데, 셀트리온의 선제 대응이 다른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경쟁 구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는 이미 독일 머크, 스위스 론자 등 선도기업들이 현지 생산 시설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인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규제 체계와 글로벌 공급망 관리를 동시에 강화하는 계기도 된다. 셀트리온은 추가 증설과 미국형 판매망 확장을 병행해, 송도 2공장 대비 1.5배에 달하는 미국 내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부터 완성된 판로 구축 경험도 바탕이 된다.

 

업계는 "본계약 체결과 연내 인수 마무리 뒤 셀트리온이 미국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대형 제약사들과 견줄만한 생산·공급 역량을 보유하게 됐다"며 "관세 정책 환경 변화 시에도 리스크를 기민하게 분산할 수 있는 실질적 거점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하고 있다.

 

향후 셀트리온의 현지화·직접생산 모델이 국내 바이오 기업 전반의 미국 진출 전략에 하나의 이정표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신도현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셀트리온#바이오시밀러#미국공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