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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25대 대량 주문”…방글라데시, 미국 관세 압박에 무역 반격 나서
국제

“보잉 25대 대량 주문”…방글라데시, 미국 관세 압박에 무역 반격 나서

전민준 기자
입력

현지시각 28일, 방글라데시(Bangladesh)가 미국(USA)의 대(對)방글라데시산 제품 고관세 부과 결정에 맞서 보잉(Boeing) 여객기 25대를 신규 주문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일방적인 무역 압박에 대응해 전략적 수입 확대와 외교적 설득에 나서는 한편, 방글라데시 수출산업 보호에 나선 결정으로 평가된다.

 

방글라데시 상무부 마부부르 라흐만(Mabubur Rahman) 차관은 이날 “향후 2년 내 새로운 여객기 도입이 필요하다”며, 당초 계획보다 주문 대수를 14대에서 25대로 늘렸음을 공식 발표했다. 라흐만 차관은 인도(India)와 베트남(Vietnam) 각각 300대, 인도네시아(Indonesia) 50대 등 아시아 각국도 보잉 항공기 대규모 구매 행렬에 동참 중이라고 알렸다.

방글라데시, 美 관세 대응 위해 ‘보잉’ 여객기 25대 구매…경제성장 전망도 하향
방글라데시, 美 관세 대응 위해 ‘보잉’ 여객기 25대 구매…경제성장 전망도 하향

이번 대량 항공기 구매는 미국이 8월 1일부터 방글라데시산 제품에 35%의 고율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방침을 발표한 데 따른 대응책이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약 60억 달러에 달하는 무역적자 해소 방안과 함께, 대규모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를 통해 미 행정부의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려 시도하고 있다. 특히 대표 수출품목인 의류 산업의 비상경쟁력 하락이 예상되자, 현지 업계의 우려도 한층 커진 상황이다. 방글라데시 의류산업은 전체 수출의 80% 이상, 400만 명 고용을 떠받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방글라데시는 지난 20일 5년간 미국산 밀 70만 톤을 구매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미국밀협회(USW)가 계약에 직접 참여했다. 추가로 방글라데시 식량부는 미국산 대두유와 목화 수입도 증가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최근 들어 미국과 두 차례 관세 관련 협상을 벌였으며, 이번 주 파견대표단을 통해 막판 조율에 나설 방침이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국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고관세 충격이 가시화될 경우 방글라데시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며, 2025~2026회계연도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 발표한 5.1%에서 추가 하향 조정했다고 28일 신화통신이 전했다. 구체적 수치는 미공개 상태이나, 관세가 실제 부과되면 방글라데시 성장잠재력 전반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국제 주요 매체들도 방글라데시의 동시다발 수입 확대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신흥국 무역 보복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고, CNBC는 “미국-방글라데시 무역협상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 무역 갈등을 넘어 미국과 신흥국 간 상호 의존적 공급망, 글로벌 제조업 체계에도 변화를 촉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조치가 향후 국제 관계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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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보잉#미국관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