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목표 조정”…현대차, 5년 투자전략 단축→시장 불확실성 선제 대응
현대차가 전기차에 대한 중장기 판매 목표를 전면적으로 재설계하고, 투자 계획의 기준 시점을 10년에서 5년으로 대폭 단축했다. 올해 경기침체, 전기차 수요 둔화, 대외 변동성 심화 등 자동차 산업의 복합 위기가 본격화됨에 따라, 현대차는 위기 대응 속도를 끌어올리고 국내외 투자 전략의 민첩성을 극대화하는 길을 택했다. 2025년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발표된 현대차의 새로운 구상은 친환경차 투자 확대, 미래 경쟁력 확보, 미국 시장 공략 강화라는 세 갈래 전략을 중심축으로 삼고 있다.
현대차는 이날 미국 뉴욕에서 개최한 인베스터 데이에서, 지난해까지 추진하던 ‘2030년 전기차 200만대 판매’ 목표를 제외하고, 전체 친환경차 판매를 2030년 330만대로 확대하는 실질적 목표를 공개했다. 이는 최근 전기차 시장 전망 악화와 함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개정안에 따른 세액 공제 축소, 미중 무역 분쟁 여파 등 외부 환경 변화를 고려한 조정으로 분석된다. 하이브리드차와 연장형 전기차(EREV) 등 다양한 친환경차 라인업 확장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제네시스 브랜드의 하이브리드 출시와 고성능 N 브랜드 확대 등 고부가가치 전략에도 힘이 실렸다.

투자계획 또한 대담하게 수정됐다. 현대차는 향후 5년간 연구개발·설비·전략 부문에서 77조3천억원을 투입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년 대비 투자액이 7조원 증가했고, 투자기간은 절반으로 줄었으며, 2030년 영업이익률 목표도 시장 현실을 반영해 조정됐다. 특히 미국 시장 투자는 같은 기간 15조3천억원까지 확대해, 글로벌 최대 자동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적 결단이 드러난다. 북미 친환경차 연간 판매 비중을 올해 30%에서 2030년 77%로 높이고, 친환경차 생산기지 및 픽업트럭·SUV 신차 출시 등 공격적인 행보를 예고한 점도 눈에 띈다.
현재의 복합 위기 국면에서 현대차의 이번 전략 수정은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기업 의지와 글로벌 시장 변화에 대한 통찰을 동시에 반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복합위기의 장기화 국면이 예견되는 가운데, 현대차의 전략적 재정비는 유연성과 기민성을 강화한 모범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다이내믹한 산업 환경 속에서 현대차가 향후 어떤 성과를 거둘지 자동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