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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청소기 혁신 주도하는 중국”…IFA 2025, 기술 패권 경쟁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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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청소기 혁신 주도하는 중국”…IFA 2025, 기술 패권 경쟁 점화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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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업계가 최근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5에서 중국 기업의 공세로 긴장하고 있다. 1,700여 참가 기업 중 중국 기업이 694곳에 달하며, 이들은 로봇청소기 등 첨단 가전 부문에서 두드러진 혁신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TV, 보안 솔루션 등으로 방어선을 구축한 가운데, 글로벌 가전 시장 재편이 예고되는 분위기다.

 

독일 베를린에서 9일까지 닷새간 열린 올해 IFA에서 TCL, 하이센스, 하이얼, 드리미 등 중국 대표 가전 기업들은 대형 전시관을 화려하게 꾸몄다. 중국 주요 브랜드들이 기술과 혁신, 그리고 규모에서 존재감을 강조하며 전시장 분위기를 주도한 셈이다. 

출처: TCL
출처: TCL

특히 로봇청소기 분야에서 중국의 혁신이 집중 조명됐다. 드리미는 계단을 오를 수 있는 신제품 ‘사이버X’ 시연으로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로보락과 에코백스 등은 로봇팔 정밀 제어, 1회 충전 시 넓은 면적 청소 등 신기술을 공개했다. 현지에선 중국 IT 업계 관계자가 “풍부한 인재와 혁신, 강한 공급망이 기술 투자를 뒷받침한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와 달리, 중국 로봇청소기의 정보 보안 우려는 뚜렷하게 남아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자체 보안 시스템 ‘녹스(Knox)’, LG전자는 ‘LG쉴드’ 등으로 보안 대책을 내세쳐 차별화를 꾀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데이터 보호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 보안성 강조가 한국 기업의 주요 방어선이 되고 있다.

 

로봇 전시 영역에서도 한국과 중국의 전략 차이가 드러났다. 로봇 축구대회 우승작인 ‘K1·T1’, 감정대화 기능을 갖춘 ‘에이미’ 등 실험적 로봇들이 사이사이 등장했으나, 삼성과 LG의 AI 집사 로봇 ‘볼리’, ‘Q9’은 이번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통 가전 분야에서 중국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도 ‘게임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하이센스가 가장 먼저 RGB LED TV를 출시·양산한 데 이어, TCL과 하이센스는 전시관 전면에 해당 제품을 내세웠다. 이에 맞선 삼성전자는 LED 소자 크기를 100㎛ 이하로 줄인 신제품을 공개하며 첨단 기술 우위를 주장했다.

 

AI 가전과 스마트홈 영역 역시 경쟁이 뜨겁다. 하이얼의 ‘hOn’, 하이센스의 ‘커넥트라이프’ 등 중국 플랫폼이 다수 공개되며, 한국 업체들도 대응 체제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LG전자 조주완 CEO는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졌다”면서 “이제 진정한 경쟁자가 됐다”고 평가했다.

 

IFA 2025는 중국 가전기업의 자신감과 한국 기업의 절박함이 맞부딪힌 현장으로, 글로벌 가전 패권 구도가 본격적으로 ‘양강 체제’로 전환되는 신호탄이 마련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행사가 국내외 가전 산업 판도에 장기적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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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가전기업#ifa2025#로봇청소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