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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압력 감지해 뇌졸중 경고”…삼성, 혈당예측 웨어러블 개발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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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압력 감지해 뇌졸중 경고”…삼성, 혈당예측 웨어러블 개발 본격화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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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혈관 압력 측정과 AI 기반 헬스 코치 기능 등 복합 디지털 헬스케어 혁신을 앞세워 글로벌 웨어러블 의료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있다. 최근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린 갤럭시 테크 포럼을 통해 혈당 추이 예측 기술과 혈관 스트레스 분석 등 신기능을 공개하며, 웨어러블 기기의 바이오센서 플랫폼 진화가 의료 및 건강관리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업계는 이번 행보를 ‘비의료 전문기업의 헬스케어 시장 도전이 본격화되는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기술의 핵심은 갤럭시워치 시리즈에 들어가는 혈관 압력 및 스트레스 지표 측정 기능과, 향후 탑재가 예상되는 혈당 추이 예측센서다. 삼성전자 디지털헬스팀 박헌수 팀장은 당뇨병 및 만성질환 관리 수요에 대응해, ‘의학적 진단’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상적인 혈당 변화 경향을 스마트워치 및 링 등 웨어러블 기기에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도록 센서를 자체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 센서는 헤모글로빈 수치 등 다양한 바이오마커의 변화로부터 혈당 상승·하락 추이를 파악, 사용자가 일상에서 스스로 건강 경고 신호를 감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 다만 혈당 추이 센서의 상용화 시점과 FDA 등 주요 규제기관 인증 일정은 미정으로 남아 있다.

갤럭시워치8 등 최신 시리즈에 이미 들어간 혈관 압력 측정은, 웨어러블을 착용한 상태에서 혈관 벽에 가해지는 압력 및 혈관 부하를 정밀하게 분석해 뇌졸중 등 혈관 관련 중대 질환의 위험을 선제적으로 경고할 수 있는 데이터 지표를 제공한다. 기존의 단순 심전도(ECG)·심박센서 중심 트래킹을 넘어, 혈관 기능성 평가가 포함됐다는 점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예컨대 기존 기술이 심박 변화만 모니터링했다면, 삼성의 최신 센서는 혈관 압력 변동 자체를 정량화해 건강 리스크 경보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이 미국을 중심으로 올해 말 첫 베타 출시하는 AI 헬스 코치는 삼성헬스 앱 내 챗봇과 연동, 웨어러블에서 수집된 수면·영양·활동·스트레스 데이터 4대 분야를 종합 분석해 맞춤형 건강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는 AI 코치와 자유롭게 소통하며 질문하거나, 의학적 권고에 기초한 자기 관리 플랜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웨어러블을 통한 개인 건강데이터의 실시간 분석과 생활습관 개선 권고가 결합되면서, 스마트워치 하나로 이용자 주도적 건강관리가 점차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미국을 우선 타깃으로 삼은 것은, 개인정보 보호와 원격 진료 등 의료 데이터 관련 규제장벽이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완화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각국별 데이터 규제와 원격의료 제도차가 여전히 시장 확산을 가르는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박 팀장은 ‘온디바이스(기기 내 처리)’ 방식으로 민감정보의 외부 유출을 최소화하고, 사용자가 클라우드 전송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개인의 데이터 통제권 강화로 우려를 해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확산의 경우 원격 진료에 대한 의료계 반발 등 정책적 복합성이 남아 있다. 삼성전자 측도 “생활습관 개선 및 건강 위험 신호 경고까지”가 목표이며, 정확한 질병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임상의사의 판단을 거치도록 설계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웨어러블 헬스 기능들은 모두 무료로 제공되고 있지만, 향후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한 기능 등 추가 서비스가 도입될 때 비즈니스 모델 변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미 헬스케어 IT기업 젤스(Xealth) 인수를 추진하며 의료기관·보험사 대상 B2B 사업을 확장할 수도 있어, 산업 내 수익모델 다변화 전략에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웨어러블·AI·디지털헬스 삼위일체가 병원-가정-일상 간 경계를 허물고, 개인화된 맞춤 건강관리 시장을 본격적으로 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한다. “환자의 상태를 1년에 2번 병원에서만 확인하는 시대에서 벗어나, 365일 상시 관찰·개입 가능한 체계 구축이 중요해진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삼성의 헬스케어 도전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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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갤럭시워치#ai헬스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