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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물드는 노들섬”…시민과 함께 만드는 일상의 축제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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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위 노들섬이 예술로 가득 채워진다. 예전엔 소수의 예술가만이 주목받았지만, 이제는 500명의 시민예술가들이 참여하며 모두가 예술의 주인이 되는 축제가 서울 한복판에서 펼쳐진다. 예술과 일상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이 장소에는 웃음, 감탄, 그리고 함께하는 공감이 잔잔하게 흐른다.

 

요즘은 가족, 친구와 함께 예술을 체험하려는 이들이 많다. SNS에는 노들섬의 산책길을 따라 펼쳐진 예술 무대, 직접 그린 그림을 자랑하는 인증샷, 작가농부마켓의 신선한 풍경이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페스티벌 현장을 찾은 시민 이서연 씨(34)는 “무대 위에 선 그 순간, 일상도 예술 같아졌다”고 마음을 표현했다. 특별전시와 토크콘서트를 둘러보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도 자주 보인다.

예술가 무대부터 농부마켓 체험까지…‘서울생활예술페스티벌’ 서울 한강 노들섬에서 열린다
예술가 무대부터 농부마켓 체험까지…‘서울생활예술페스티벌’ 서울 한강 노들섬에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500명에 이르는 시민예술가가 직접 무대에 오르고, 문호리 리버마켓에서 농부와 예술가 25개 팀이 참여하는 등, 세대와 직업을 넘나드는 참여 규모가 매년 커지고 있다. 생활예술 편집샵 등 체험공간도 확대되면서,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각자의 취향으로 예술을 즐기는 모습이 더욱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참여형 문화공동체의 확장’이라 부른다. 사회학자 권지현 교수는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경험은, 삶의 주도권과 자존감을 회복하는 계기”라고 의미를 짚었다. 그러다 보니 축제 현장에서 ‘내가 주인공’이라는 소감을 남기는 시민들이 부쩍 많아졌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시골 농부의 손길이 도시 한복판에서 느껴진다”, “아이랑 추억 만들기에 딱 좋은 축제” 같은 소박한 감탄이 줄을 잇는다. 어떤 방문객은 “예술이 꼭 특별한 것만은 아니라는 걸 처음 알았다”고 SNS에 남겼다. 무심코 지나치던 생활 속에서 작은 감동을 발견하는 순간이 늘어나는 중이다.

 

서울생활예술페스티벌은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흐리며 새로운 도시 문화를 보여준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경험을 쌓고,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문화적 움직임 안에서, 우리는 조금 더 열린 마음과 시선으로 이웃을 마주하게 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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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생활예술페스티벌#노들섬#정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