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낙관론 52% 8년 만에 최고치”…이재명 효과, 경제 기대감 급등
정치적 전환점에서 경제를 둘러싼 기대감이 높아지며 여야 갈등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향후 1년간 우리나라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52%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9월 이후 매월 시행된 동일 조사 내에서 최고치이자, 8년 만의 기록이다. 경기 회복에 대한 국민 다수의 기대가 이례적으로 확산되는 기류다.
한국갤럽이 2025년 6월 24일부터 26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경기 낙관론 52% 외에 '나빠질 것' 응답은 25%, '비슷할 것'은 18%였다. 5%는 의견을 유보했다. 이번 수치는 기존 최고치였던 2021년 6월(38%), 2018년 5월(35%)를 압도적으로 웃돌았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KOSPI가 3,100선을 돌파하는 등 금융시장의 호조가 겹치면서, 대선 공약인 KOSPI 5,000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 이후 진보층의 경기 낙관론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진보 성향 응답자 중 경기 낙관 응답이 3월 15%에서 4월 31%, 5월 50%를 거쳐 6월에는 78%까지 치솟았다. 중도층 역시 낙관 비율이 5월 27%에서 6월 51%로 크게 상승했다. 반면, 보수층의 낙관 비율은 총선 이후 일시적으로 올랐다가 재차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정권교체와 맞물려 국민 다수가 기대하는 국정 과제는 '경제 회복 및 활성화'였다. 4월 조사에서 유권자 48%가 차기 대통령에게 경제 부흥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고, 6월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경제 회복이 1순위 과제로 남았다. 이재명 정부가 '경제 대통령' 역할을 수행할 것이란 기대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기 낙관론 52%라는 수치는 한국갤럽이 새해마다 실시해온 경기 전망 조사와 비교해도 이례적이다. 1979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연말 기준 낙관론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1983년(69%), 1988년(60%) 두 차례뿐이며, 최근 40년간 50%를 넘긴 사례는 손에 꼽힌다.
한편, 향후 1년간 개인의 살림살이에 대해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 역시 33%로, 8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나빠질 것' 17%, '비슷할 것' 47%로 조사됐으며, 특히 상·하층 모두 낙관 응답이 전달 대비 10%포인트 상승해 기대감이 전 계층에서 퍼진 모습으로 파악됐다. 정치 성향별로는 진보층 49%, 중도층 33%, 보수층 19% 순이었다.
과거에는 소득 및 생활 수준에 따라 전망 격차가 뚜렷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정치 성향별 차이가 더 부각됐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권 교체와 정책 기대감, 금융시장 상승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경제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정국의 흐름을 바꿀 변수로 부상하면서 실질적 정책 성과가 국민 체감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치권은 이재명 정부의 경제 행보에 따라 지지율 및 민심이 추가 변동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날 정치권에서는 경기 낙관론의 급등을 두고 환영과 우려가 교차했다. 여당은 “국민의 실질적 삶의 변화로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야권 일각에서는 “기대감에만 의존한 평가가 조기에 소진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정부는 향후 1년간 거시경제 지표와 국민 생활 체감 변화가 일치하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 역시 경기 회복 기대와 실질 성과의 격차를 좁히는 구체적 입법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