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세기 힛트쏭” 상처의 서사와 명곡이 만났다…조성모·비·이수영, 시린 고백→가슴에 깊은 울림
조명이 어슴푸레 가라앉은 스튜디오에서 가수들은 각자의 상처를 꺼내기 시작했다. 단단하게 굳은 표정과 침묵조차 말을 건네는 노래의 밤, ‘이십세기 힛트쏭’은 시대의 명곡을 낳은 이면의 고통과 성장, 그리고 희망의 순간들을 조명했다. 과거의 아픔을 노래로 승화시켰던 가수들의 눈물은 세월 너머 시청자들의 마음을 조용히 두드렸다.
이번 270회는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짠내 폭발 가수 힛-트쏭’ 특집으로 숨은 사연과 함께 여러 가수들의 절박한 데뷔와 인생 역경을 연결했다. 박진영의 ‘날 떠나지마’ 무대에는 반복되는 실패와 긴 무명, 그리고 비로소 무대에 선 순간까지의 진한 고통이 담겼다. 김정민의 ‘슬픈 언약식’에서는 무허가 판잣집의 굴곡진 성장사와 가족의 애환, 생계의 무거운 짐 속에서 피어났던 절절한 감정선이 스며들었다.

송창식 ‘피리 부는 사나이’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음악적 재능과 집안 형편 사이의 간극을 고스란히 보여주었고, 소찬휘는 오랜 무명과 밴드 기타리스트라는 삶의 고단함, 끝내 부서질뻔한 마음이 음악에서 어떻게 힘으로 재탄생했는지 직접 전했다. 이지훈과 이수영 역시 반지하와 옥상 단칸방, 사고와 가족의 비극, 이어지는 빚 속에서 기대와 희망을 노래로 올려보냈다.
god 멤버 박준형의 고백과, 비가 겪었던 가족의 시련, 반복된 실패 뒤의 작은 빛을 붙든 절박함은 진한 울림을 만들었다. 특히 비가 병상에 누운 어머니를 도왔던 기억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지 못한 슬픔, 데뷔 후에도 이어진 삶의 무게를 덤덤히 전하자, 스튜디오에는 가라앉은 공감의 눈물이 번져갔다. 조성모의 ‘To Heaven’에 얽힌 가족의 반대, 오랜 무명, 아버지의 사업 실패, 형의 사고사까지 겹쳐진 고난은 고백조차 조심스럽게 아려왔다.
무대 위에서 일상으로, 음악에서 인생으로 교차되는 감정의 서사가 거침없이 펼쳐진 밤. 상실과 가난, 무명과 눈물이 흐르는 길 위에서, 가수들은 결국 노래로 상처를 위로하는 사람으로 남았다. 아픔이야말로 진솔한 음악의 거름임을 입증하면서, ‘이십세기 힛트쏭’의 묵직한 특집은 시청자에게 오래도록 잔잔한 파문을 남겼다. 매주 금요일 밤 8시 30분, 이 특별한 이야기는 KBS Joy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