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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자이 첨단 패키징 공장 지연”…글로벌 HPC 칩 공급망, 불확실성 고조→산업 지형 변화 예고
국제

“TSMC 자이 첨단 패키징 공장 지연”…글로벌 HPC 칩 공급망, 불확실성 고조→산업 지형 변화 예고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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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정점에 선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의 대만 자이 첨단 패키징 공장에서 공사 지연 소식이 전해졌다. 반도체 산업의 심장이라 불리는 이 지역에 불어닥친 중대 재해와 예기치 못한 변수는, 미래 고성능컴퓨팅칩(High Performance Computing, HPC) 공급망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창문 너머 대만의 장대한 구름 사이로, 팽팽하게 감도는 불확실성이 국제 반도체 시장을 조용히 뒤덮고 있다.

 

TSMC는 대만 자이현 타이바오 소재 AP7 제1공장의 장비 반입 시점을 원래 2024년 3분기에서 4분기로 미뤘다는 입장을 협력사들에 알렸다. 올해 5월, 자이 과학단지 내 CoWos 공장에서 발생한 산업안전사고가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이 사고로 1명이 목숨을 잃고 또 다른 인명이 중상을 입으며, 직업안전위생법 위반이 지적되면서 당국의 즉각적인 공사 중지가 내려졌다. 이 과정에서 산업 현장은 침묵에 잠겼고, 애타는 시선들이 자이를 향해 쏟아졌다.

‘TSMC’ 자이 첨단 패키징 공장 건설 연기…HPC 칩 공급 차질 우려
‘TSMC’ 자이 첨단 패키징 공장 건설 연기…HPC 칩 공급 차질 우려

업계는 현장 환경 개선과 행정 재허가가 선결돼야 하기에 공사 재개까지 최소 한 달 이상은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건설 부지에서 유물로 추정되는 잔해가 발견됨에 따라 추가 심사와 평가가 불가피해지며 장비 반입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내년 말 완공, 2028년 양산을 꿈꾸던 일정은 점차 흐릿해지고 있다. 극도로 정밀한 공급망의 균형이 흔들리며, 반도체 세계 전반으로 파급효과가 이어진다.

 

TSMC가 심혈을 기울이는 AP7 공장은 차세대 웨이퍼레벨멀티칩모듈(WMCM) 기술을 품는다. 이 혁신적 패키징 솔루션은 애플의 연구·개발 칩에서 먼저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고, 업계는 이 변화가 첨단 IT기기의 퍼포먼스를 좌우할 초석이 될 것이라 내다본다. 그러나 이번 돌발 변수로 첨단 패키징 공급망 전체가 요동칠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TSMC는 사태의 민감성을 의식한 듯 공식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그 사이 세계 반도체 시장은 정보와 예측이 엇갈리며 고요한 긴장의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건설 지연이 반도체 산업의 중장기 안정성에 도전장을 던질 것으로 바라보며, 투자자들은 관련 종목과 시장의 변동성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긴장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만과 세계, 기술과 시장, 그리고 산업을 지탱하는 수많은 보이지 않는 손길들이 지금도 새로운 균형점을 찾고 있다. 세계 경제는 미세한 진동 하나에도 크게 출렁일 수 있음을 다시금 절감한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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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고성능컴퓨팅칩#웨이퍼레벨패키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