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더미에 무너진 희망”…KIA 타이거즈, 올스타전 4인 낙마→잇몸 야구의 현실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의 파란 잔디 위, 붉은 유니폼 속 패장들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다. KIA 타이거즈의 올스타전 명단이 잇달아 공백을 남겼을 때, 팬들에게 남은 것은 아쉬움 가득한 한숨뿐이었다. 부상이라는 이름의 그림자는 베스트 12 기대조차 이내 무너뜨렸다.
이번 올스타전에서 KIA 타이거즈는 베스트 12로 선발된 김도영, 박찬호, 최형우에 이어 감독 추천으로 뽑힌 애덤 올러, 그리고 추가로 합류한 윤영철까지 네 명이 모두 부상 악재로 참전하지 못하게 됐다. 김도영은 올 시즌 양쪽 햄스트링 부상 여파로 선수 명단에서 일찍 제외됐고, 최형우는 8일 햄스트링 부상으로 대체 선수 김호령에게 자리를 넘겼다. 애덤 올러 역시 어깨 통증으로, 윤영철은 팔꿈치 굴곡근 손상으로 잇따라 낙마했다.

상반기 KIA의 전력에는 연쇄적인 타격이 가해졌다. 시즌 개막전부터 김도영, 박찬호, 김선빈 등 중심 내야수들이 햄스트링, 무릎, 종아리 부상으로 줄줄이 엔트리에서 이탈했다. 특히 김선빈은 짧은 복귀 뒤에도 입 안 열상, 종아리 근육 손상 등 계속된 부상에 시달리며 전반기 내내 1군 복귀에 어려움을 겪었다.
투수진도 예외는 아니었다. 곽도규는 4월 팔꿈치 인대 수술로 시즌 아웃됐고, 불펜과 선발까지 빠진 자리를 대체 자원들로 충원해야 했다. 나성범은 주장 완장을 찬 채 LG전에서 종아리 근육을 다쳐 긴 재활에 들어갔다. 여기에 황동하의 교통사고,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의 허리 통증, 잇따른 젊은 선수들의 햄스트링·골절 등 크고 작은 부상이 끊이지 않았다.
부상은 한 팀의 올해를 바꿀 만큼 무겁다. KIA는 상반기에만 10명 넘는 주전과 백업 자원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올스타전 앞두고 네 명의 라인업 공백은 단순한 스타 선수 결장 이상의 충격으로, 불펜과 선발 로테이션, 중심 타선에도 여파가 미칠 전망이다. 팀은 ‘잇몸 야구’로 버티며 각 포지션을 임시방편으로 메우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팬들 역시 답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현장에는 김도영, 최형우 등 기대주 대신 이름 올린 교체 자원들이 박수를 받았지만, 진한 아쉬움이 지워지지 않았다. 시즌 후반 일정이 본격적으로 이어질수록 KIA 타이거즈의 대체 자원 한계, 부상 관리 역량이 순위 경쟁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무거운 침묵과 응원의 눈빛이 교차하는 야구장. 부상자 명단에 오르내리는 선수들의 이름마다 팬들은 격려와 기원의 마음을 담는다. KIA 타이거즈의 올스타전 빈자리가 어떤 사연으로 채워질지, 그리고 하반기 반전의 기회가 마련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025 프로야구 올스타전 경기는 7월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