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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봉, 전설 속 미소로 스러지다”…송강호·봉준호 추모→끝내 지지 않은 연기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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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봉, 전설 속 미소로 스러지다”…송강호·봉준호 추모→끝내 지지 않은 연기 혼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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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눈빛과 중후한 목소리로 시청자 곁을 지켰던 배우 변희봉이 사망 2주기를 맞아 다시금 추억 속에서 살아난다. 2023년 췌장암 투병 끝에 8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그를 기리는 시간, 영화계와 대중의 마음엔 유독 깊은 그리움이 감돈다.

 

변희봉은 지난 삶 속에서 단단한 존재감을 피워냈다. 1963년 DBS 동아방송 성우 1기로 시작해 연기자의 길로 나선 그는 다양한 드라마로 안방을 가득 채웠다. ‘홍콩 101번지’에서의 첫 등장, ‘전원일기’, ‘제1공화국’, ‘조선왕조 오백년’, ‘여명의 눈동자’, ‘허준’에 이르기까지 화면 너머로 건네던 온기와 깊은 울림은 오래도록 남는다. 특히 ‘조선왕조 오백년: 설중매’로 백상예술대회 인기상을 수상하며 그 존재감을 입증했다.

변희봉 / 연합뉴스
변희봉 / 연합뉴스

스크린에서도 변희봉만의 품격은 빛이 바랠 줄 몰랐다. ‘살인의 추억’과 ‘괴물’에서 감독 봉준호, 배우 송강호와 함께 만들어낸 장면들은 영화계의 전설로 남았다. 그런 인연 탓에 고인의 빈소를 봉준호와 송강호가 찾아 슬픔을 나눴다. ‘괴물’로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 은관문화훈장 수상 등 그의 연기 역사는 대중문화예술의 큰 흐름을 따라 흐른다.

 

더불어 ‘내시’, ‘업’, ‘플란다스의 개’, ‘화산고’, ‘국화꽃향기’, ‘선생 김봉두’, ‘공공의적2’, ‘주먹이 운다’, ‘간첩’, ‘옥자’ 등 수많은 작품에서 감초역 이상의 무게감과 섬세함을 남겼다. 유작으로 남은 드라마 ‘트랩’과 영화 ‘양자물리학’은 변희봉만의 연기혼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현재에도 많은 이들이 되짚는다.

 

끝내 스러진 변희봉의 미소이지만, 그의 연기는 또렷하고 우아하게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생존한다. 한 시대의 지성을 몸으로 보여준 배우 변희봉은 향후에도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잇는 큰 별로 기억될 것이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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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봉#송강호#봉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