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협력, 실용외교의 중심축”…조현 외교장관, 일본과 첫 공식 통화
한일관계를 둘러싼 실용외교 전략을 두고 조현 외교부 장관과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이 맞붙었다. 조 장관의 취임 이후 첫 대외 통화 상대가 미국이 아닌 일본이 된 점을 두고, 외교 전선 재편의 신호로도 해석된다. 양국이 이번 회담을 통해 한미일 협력 강화에 나서며, 동북아 외교의 새로운 국면이 형성되고 있다.
24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과 이날 첫 전화 통화를 갖고 취임 인사와 함께 한일관계, 지역 정세 등 폭넓은 현안을 논의했다. 조 장관은 "한일, 한미일 협력은 한미동맹과 더불어 우리 정부 실용외교의 중심축"이라며 "양국 국민간 우호적 인식을 바탕으로 보다 견고하고 성숙하며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와야 외무상은 "올해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한일관계의 안정적 발전과 한미일 협력 심화를 위해 계속 긴밀히 협력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양국 장관은 지역과 글로벌 현안에 대한 공동 대응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공감대를 확인했다. 특히 정상 간 셔틀외교 활성화는 물론, 장관급에서도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뜻을 모았다.
이번 통화는 조현 장관 취임 이후 첫 공식 대외 행보다. 관례적으로 외교장관 취임 직후엔 미 국무장관과 먼저 인사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엔 일본과 먼저 연락을 취했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강경화 장관, 박근혜 정부 시절 윤병세 장관도 미국보다 일본 외무상과 먼저 통화를 한 전례가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통화 일정이 먼저 조율된 만큼, 굳이 순서를 늦출 필요가 없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조 장관은 다음 주 방미 일정을 추진 중인 만큼, 미국 국무장관과의 전화통화는 생략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의 소통도 병행된다. 외교부는 조현 장관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의 통화 역시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러시아와의 통화가 생략되는 기조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2022년) 이후 공식 채널 유지의 어려움을 반영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정가 일각에서는 한일·한미일 협력을 ‘실용외교’의 중심축으로 내세운 데 주목하며, 앞으로 동북아 정세 변화에 미칠 파장에 주목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이번 외교 라인 교류를 계기로 한일 셔틀외교와 고위급 협의 활성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조현 장관의 방미 일정과 중국 측과의 조율이 추가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