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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에 1조 달러 성과급 제안”…테슬라, 로봇·로보택시 상용화에 운명 건다
국제

“머스크에 1조 달러 성과급 제안”…테슬라, 로봇·로보택시 상용화에 운명 건다

정하준 기자
입력

현지시각 기준 14일 미국(USA)에서 테슬라(Tesla) 이사회가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Elon Musk)에게 1조 달러 규모의 성과급 보상안을 제안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번 안건은 로봇과 로보택시 사업 상용화 등 대규모 혁신을 조건으로 내걸어, 자동차 산업을 넘어선 첨단 로보틱스·자율주행 대전환을 노린 테슬라의 미래 전략을 드러냈다. 이런 대담한 시도는 글로벌 투자자들과 업계에 거센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와이어드(Wired)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 이사회 제안에는 향후 10년간 총 2천만 대의 차량 판매, 1천만 건의 완전 자율주행(FSD) 유료 가입자 확보, 100만 대의 로보택시 서비스 상용화, 100만 대의 로봇 납품, 4천억 달러 수준의 조정 EBITDA 실현, 그리고 기업가치 8조 5천억 달러 달성 등 초대형 목표들이 포함됐다. 성과 달성 정도에 따라 보상이 순차 지급되며, 조건 완전 충족 시 머스크는 세계 최초의 ‘트릴리어네어’(1조 달러 부자)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테슬라, 머스크에 1조 달러 성과급 제안…로봇·로보택시 핵심 조건
테슬라, 머스크에 1조 달러 성과급 제안…로봇·로보택시 핵심 조건

이례적인 보상안의 배경에는 머스크가 최근 트위터 인수, 정치적 사회 논란, 우주·인공지능 등 다방면 사업 확장으로 인해 테슬라 본업 집중력이 약화됐다는 주주들 비판이 작용했다. 실제로 테슬라는 최근 두 분기 연속 10% 이상 글로벌 판매가 감소했고, 중국 전기차(EV) 기업의 공세로 시장 점유율도 하락하고 있다. 이사회는 “머스크의 혁신적 역량을 미래 먹거리인 자율주행·로보틱스 개발에 다시 집중시킨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시장 반응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만약 로보택시·로봇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테슬라는 엔비디아(Nvidia) 대비 두 배 가치를 돌파할 잠재력이 있다”고 분석한다. 반면 회의론자들은 머스크가 과거 제품 개발에서 목표를 번번이 연기해온 전례, 실질적 생산 난관(예: 옵티머스 로봇의 수백 대 생산에 그친 현황, 손 동작 구현의 어려움), 그리고 미국 당국의 자율주행 안전성 규제 강화 등을 근거로 “성과급 자체가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제기한다. 한 전문가의 평처럼 “테슬라의 꿈과 현실 간 간극은 역대 최대 수준”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테슬라 주주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찬성파는 “장기 성과 중심의 인센티브 구조로 머스크가 위험을 감수하고 혁신을 밀어붙일 동기를 명확히 부여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파는 “단기 실적 악화와 정치적 논란, 기술 상용화 불확실성 속에서 지나친 보상은 오히려 주주가치 희석과 리스크만 키울 수 있다”며 조기 수정 필요성을 강조한다.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 등 주요 외신은 “테슬라가 단순한 자동차 회사의 껍질을 벗고 초대형 로보틱스·AI 기업과 글로벌 플랫폼 생태계를 노리는 중대한 변곡점”이라고 분석했다. 동시에 “성공 여부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물류, 서비스, 제조업 질서 자체가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도 덧붙였다.

 

이번 성과급 보상안은 2025년 11월 주주총회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며, 승인 여부가 테슬라의 미래 전략과 머스크의 경영 입지를 결정하게 된다. 승인 시 테슬라는 향후 10년간 전례 없는 혁신 실험에 돌입해 주요 산업과 노동시장, 투자지형에 파장을 미칠 수 있다. 반면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 머스크의 보상은 무의미해지고, 테슬라의 성장 전략 역시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테슬라와 머스크를 둘러싼 글로벌 기업 경쟁 구도가 격렬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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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일론머스크#로보택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