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산 참극, 사라진 4시간의 진실”…육군 간부 과실 논란→유족 분노와 수사 확산
깊은 강원 홍천의 산악지대에서 지난 가을, 김도현 상병의 젊은 생이 짧은 비명과 함께 꺼져갔다. 육군 산악 훈련 중 발생한 이 사고로 남겨진 것은 슬픔과 동시에 살아남은 자들이 짊어진 책임의 무게다. 현장에서 적절한 구호 조치가 뒤따르지 않았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간부 3명은 검찰에 송치됐고, 진실의 얼룩진 4시간을 해명하라는 사회적 압박이 커지고 있다.
강원경찰청은 지난 11월 25일, 홍천군 아미산 경사로에서 훈련하던 김 상병이 비탈면에서 굴러떨어진 뒤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채 숨진 사건을 두고, A 중사와 B 하사, 그리고 C 소대장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당시 훈련 현장에는 미묘한 변수들이 겹쳐 있었다. 예정에 없던 운전병이 전투화 대신 운동화를 신고 산을 오르다 부상을 입었고, 그 부담을 김 상병이 고스란히 떠안은 끝에, 25킬로그램 짐과 12킬로그램의 추가 짐 속에 등뼈와 심장이 부서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는 경추 5번 골절과 콩팥 파열이라는 치명상을 지목하며, 심폐소생술의 자국과 구조 실패의 흔적을 남겼다. 유족들은 김 상병이 발견되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4시간’의 시간표에 줄곧 의문을 제기해왔다. 사고 후 27분 동안 이뤄진 부대 보고, 험준한 산세로 구조가 지체된 상황, 군 의료현장의 신고 지연, 헬기 출동이 반복되는 와중에 생명의 불씨는 점점 희미해졌다. 특히 군 헬기와 소방헬기 간의 구조 지휘 혼선이 발목을 잡았고, 군부대 지휘관들과 헬기 구급대원 등 7명에 대한 추가 과실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김도현 상병은 사망 이후 순직 처리와 함께 상병으로 1계급 추서된 뒤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그러나 남겨진 유족과 국민들은 섣부른 책임전가가 아닌, 구조와 구호 시스템 전반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와 군 당국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흔들린 상황 속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가 사법적·제도적 개선의 계기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경찰은 군 내부 지휘계통과 응급 구조 매뉴얼 전반에 걸쳐 진상 규명을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