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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버린 AI 앞당긴다”…업스테이지·리벨리온, 국산 LLM-반도체 동맹 각축
IT/바이오

“소버린 AI 앞당긴다”…업스테이지·리벨리온, 국산 LLM-반도체 동맹 각축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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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AI 모델의 원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소버린(국가주권형) AI 프로젝트가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자 선정을 앞둔 가운데 업스테이지, 코난테크놀로지, SK텔레콤 등 국내 인공지능(AI) 개발사가 AI 반도체 전문기업들과 손잡으며, 국산 ‘LLM-반도체’ 동맹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업계는 이 통합 생태계가 외산 엔비디아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와, 글로벌 빅테크 LLM 파상공세에 대응하는 ‘AI 주권’ 전략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산 LLM(거대언어모델)과 AI 반도체 기술을 연계한 대표 사례로, 코난테크놀로지는 AI 팹리스 기업 리벨리온과 협력해 ‘코난 AI 스테이션 서버’를 출시했다. 이 서버는 코난 LLM이 탑재된 팀 단위 생성형 시스템으로, 리벨리온의 신경망처리장치(NPU)에서 최적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업스테이지도 퓨리오사AI와 ‘NPU 기반 생성형 AI 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자사 LLM ‘솔라’를 퓨리오사AI의 차세대 NPU ‘레니게이드’에 맞춰 고도화하고 있다. 양사는 온프레미스(내부 구축) 환경에서 AI 서비스 구축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공동 추진 중이다.

SK텔레콤은 리벨리온의 데이터센터용 NPU ‘아톰’을 적용해, 자체 LLM ‘에이닷엑스(A.X) 4.0’ 기반의 통화 요약, 스팸필터링, 금융비서 서비스의 고도화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소버린 AI 생태계 연합은 엔비디아 기반 시스템과 달리, 국산 LLM이 국산 NPU로만 구동되는 ‘완전 내재화 모델’ 실현을 목표로 한다.

 

기술적으로 NPU는 데이터 계산 효율과 에너지 소모에서 GPU 대비 우위를 보인다. 업계는 “국산 NPU 기반 LLM은 기업 데이터 유출 위험 없이 폐쇄형 환경에서 신속히 AI 서비스를 운용할 수 있다”고 본다. 기존 외산 GPU 의존 환경 대비 보안, 비용, 확장성 측면에서 실질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분석이다.

 

이 움직임 뒤에는 엔비디아 반도체 공급난과 가격 급등, 미국·중국발 초거대 LLM 전쟁이 맞물려 있다. 정부 역시 1936억원을 투입해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가동, 최대 5개 기업을 선발할 예정이다. 선정된 기업은 3년간 GPU, 데이터, 인재 등 핵심자원을 집중 지원받는다.

 

코난테크놀로지, 업스테이지, SK텔레콤은 “완전한 국산 AI 생태계 실현이 AI 3대 강국 도약의 발판”이라며, “AI 소프트웨어부터 반도체까지 자립화로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네이버, 카카오, LG AI연구원, KT 등도 국내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속속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해외와 달리, 국내 기업연합은 LLM-반도체를 동시에 국산화하는 수직적 결합이 특징이다. 미국·중국 등은 초거대 LLM과 AI 반도체를 각각 별도의 빅테크가 주도하고 있으나, 국내는 중소-대기업 간 전략적 연합으로 상호 호환성과 산업 내 데이터 주권을 동시에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관련 규제로는 AI 반도체·소프트웨어 통합 인증, 데이터 국제 이전보호, 폐쇄형 네트워크 보안 기준 등이 논의 중이다. 전문가들은 “온프레미스 기반의 소버린 AI가 실제 상용화되면, R&D 인력 인재육성 및 산업생태계 전환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한다.

 

산업계는 소버린 AI 생태계가 실제 시장에 안착해, 엔비디아 등 외산 의존도 해소와 데이터 주권에 기반한 경쟁 구도가 구축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정책, 산업구조 혁신 간의 균형이 한국 AI 3대 강국 도약의 승부처가 되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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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스테이지#리벨리온#소버린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