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된 차박 텐트, 난방기만 켜놨다”…태백산 입구 SUV서 부부 숨진 채 발견
11월 18일 강원 태백시 태백산 유일사 탐방로 입구 주차장에서 차박을 하던 부부가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되며 겨울철 캠핑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차량 내부에서 난방기가 작동 중이었던 점에 주목해 일산화탄소 중독 가능성을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태백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6분께 “주차된 차량에서 모터 소리가 계속 들리는데, 안에서 인기척이 없다”는 내용의 119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연결된 차박용 텐트를 확인한 뒤 차량 문을 열어 50대 남성 A씨와 40대 여성 B씨를 발견했으나, 두 사람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경찰은 A씨와 B씨가 전날 저녁 태백산 일대에 도착해 차량 뒤편에 차박용 텐트를 설치하고 숙박을 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차량은 SUV 뒤편에 텐트가 밀폐된 형태로 연결돼 있었고, 차량 주변에서는 차박용 발전기 등이 함께 발견됐다.
현장 조사 결과 차량 내부에는 유류 난방기가 켜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창문은 모두 닫혀 있었고, 텐트도 바깥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 상태로 연결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 내부와 텐트가 비교적 밀폐된 환경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확한 사망 원인은 부검 등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지만 일산화탄소 중독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야외 캠핑과 차박이 대중화된 상황에서, 난방기와 발전기 사용에 대한 안전 기준과 이용자 인식이 충분한지에 대한 문제를 다시 제기하고 있다. 특히 차량이나 텐트 안에서 연료를 사용하는 난방기기를 사용할 경우 환기가 제한되면 일산화탄소가 축적될 수 있어 치명적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차박·캠핑 시 난방기기 사용 시 반드시 환기 창을 확보하고, 연료 사용 장비는 텐트 내부나 차량 실내 사용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휴대하는 등의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경찰은 A씨와 B씨의 정확한 신원과 이동 경로를 확인하는 한편, 사용된 난방기와 발전기 종류, 설치 방식, 차량·텐트 구조 등을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겨울철 캠핑과 차박 시 충분한 환기와 안전수칙 준수를 거듭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