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스테이블코인 보유 예외 허용 검토”…영란은행, 규제 완화 움직임에 금융권 주목

김서준 기자
입력

현지시각 8일, 영국(UK)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ank of England, BoE)이 자국 내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보유 한도 규제의 일부 완화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암호화폐 거래소 등 대규모 토큰 운용 기업에 한도 예외를 적용하는 내용으로, 최근 관련 산업의 현실을 반영한 움직임이다. 기존 규제안의 경직성과 시장 경쟁력 약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자, 영국(UK) 금융당국이 정책 선회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영란은행은 앞서 개인의 스테이블코인 보유 한도는 1만~2만 파운드, 기업은 최대 1천만 파운드로 제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고려해왔다. 하지만 거래소나 결제 인프라 등 대형 사업자에는 현실적으로 과도한 규제란 비판이 이어지면서, 실제 운영상 필요한 기업엔 예외 조항을 별도로 적용하는 방향을 논의 중이다. 또, 디지털 증권 샌드박스(Digital Securities Sandbox)를 도입해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및 청산 수단으로 활용할 환경도 조성할 예정이다. 이는 전통 금융(TradFi)과 디지털 자산의 융합을 촉진하는 실험적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영란은행, 스테이블코인 보유 한도 완화 추진…거래소에 예외 적용 검토
영란은행, 스테이블코인 보유 한도 완화 추진…거래소에 예외 적용 검토

다만 영란은행 내부 기류는 여전히 신중하다. 앤드루 베일리(Andrew Bailey) 총재는 “스테이블코인은 금융 안정성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으며, 글로벌 투자은행 주도의 디지털화폐 개발 열기에 대한 우려 역시 지속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민간발행 스테이블코인의 법정통화 체계 훼손 가능성에 대한 경계도 덧붙였다.

 

반면 미국(USA), 홍콩(Hong Kong) 등 주요 금융허브가 최근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금융에 편입시키는 추세를 보이며, 영국(UK)의 종전 보수적 입장이 경쟁력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전통 금융기관의 스테이블코인 사업 참여가 늘어나면서, 규제 완화 기조는 글로벌 자본 유치에 방점을 둔 ‘전략적 조정’이란 해석도 제기된다.

 

주요 외신은 영국(UK) 금융당국의 결정이 디지털 자산 제도권화의 ‘균형 잡힌 규제 모델’로 작용할지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과도한 예외 적용이 자칫 감독 사각지대와 규제 형평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결국 디지털 자산 규제는 금융 혁신과 시장 안정성 사이, 미묘한 균형점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스테이블코인이 법정화폐에 내재가치를 두고 있음에도 투자심리에 좌우되는 변동성, 과도한 기대 심리와 투기 움직임엔 경계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 움직임이 중장기적으로 금융시장의 질적 변화와 규제 혁신의 기폭제가 될지, 혹은 새로운 불안을 키울지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국제사회는 영국(UK) 정부의 규제 시행 및 보완책의 실제 효과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김서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영란은행#스테이블코인#디지털증권샌드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