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방패’ 다산정약용함 진수”…안규백 장관, 북한 미사일 겹방어체계 구축 강조
북한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해군의 최첨단 전략자산인 다산정약용함 진수식이 9월 17일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열렸다. 정조대왕급 이지스구축함의 두 번째 함정인 다산정약용함(DDG-996)은 탄도탄요격유도탄(SM-3)과 장거리함대공유도탄(SM-6)을 모두 탑재할 수 있는 신형 구축함이다. 해군과 국방부는 이날 진수식을 계기로 동해 등 해상 전략거점의 미사일 요격능력이 획기적으로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강동길 해군참모총장, 방극철 방위사업청 기반전력사업본부장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진수식에서, 안 장관의 배우자인 심혜정 여사가 전통에 따라 진수줄을 절단했다. 해군은 주요 내빈들이 안녕을 기원하는 의식을 진행하며, 다산정약용함의 임무 수행을 응원했다.

길이 170미터, 폭 21미터에 최대 30노트 속도로 항해할 수 있는 다산정약용함은 스텔스 성능 강화, 최첨단 이지스전투체계 도입 등으로 미사일 탐지·추적 능력이 대폭 향상됐다. 가장 큰 특징은 SM-3와 SM-6를 모두 장착, 중간-종말 두 단계에서 북한 및 적국 탄도미사일을 중첩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이다. SM-3는 대기권 90~500 킬로미터에서, SM-6는 36킬로미터 이하에서 요격하며, 해상전력의 체계적 방어망 구축이 현실화된다.
국방 예산에 처음 반영된 SM-3 도입은 내년부터 본격화된다. 정조대왕함, 다산정약용함 등 차기 이지스구축함 3척에 장착돼, 지금보다 더욱 촘촘한 요격 체계를 마련하게 된다. 해군 관계자는 “향후 차기 구축함들은 한미 대미사일 협력 측면에서도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산정약용함에는 함대지 탄도유도탄 외에도 통합소나체계, 장거리대잠어뢰, 경어뢰, 해상작전헬기(MH-60R) 등 각종 첨단 대잠 및 작전 장비가 탑재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해군과 방위사업청은 “정조대왕함과 함께 현재 수상함 중 가장 강력한 전투 역량”이라며, 해군 기동함대의 주축으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치권과 군 안팎에서는 해군 3축 체계 전력의 본격적 전진배치로 평가하면서도, 북한과의 미사일 전력 경쟁에 따른 추가 예산·전력 보강 필요성도 지적한다. 군사 전문가들은 실전배치 이후 우리 군의 대북 억지력과 함대 기동성 개선이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산정약용함은 내년 말 시운전을 마친 뒤 해군에 인도돼, 전력화를 거쳐 기동함대사령부에 실전 배치된다. 정부와 해군은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도입으로 동아시아 해상 안보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