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병제 찬성 47%·반대 44%”…복무기간 개편엔 신중론 여전
모병제 도입을 둘러싼 여론이 한국 정치권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6월 26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 National Barometer Survey) 결과, 모병제 찬반은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복무기간 개편에는 대다수 국민이 현행 유지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확인됐다. 각 세대별 인식차가 뚜렷하게 드러난 조사 결과는 국방정책 논쟁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 등 4개 조사기관이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NBS 전국지표조사에 따르면, 모병제 도입에 ‘찬성한다’는 응답 비율은 47%, ‘반대한다’는 응답은 44%로 집계됐다. 2023년 조사서부터 현재까지 찬반 비율의 큰 변화가 없음을 보였다. 여론이 극명하게 갈라진 가운데, 모병제 전환 논의가 정당별 정책 차별화와 총선 국면에서 주요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군복무 기간 개편을 두고는 ‘적정하다’는 평가가 61%로 과반을 차지했다. ‘늘려야 한다’는 답변은 30%, ‘줄여야 한다’는 의견은 7%에 그쳤다. 연령대별로는 18-29세에서만 ‘줄여야 한다’(16%)가 ‘늘려야 한다’(9%)를 상회했다. 나머지 세대에서는 대부분 ‘현행 유지’와 ‘복무기간 연장’ 의견이 우세해 세대별 국방의식에 차이가 드러났다.
정치권은 모병제 전환을 두고 논쟁을 이어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등 주요 정당 모두 국방력 약화 우려와 청년 복지 확대 논리를 굽히지 않으면서, 각 당 내부에서도 구체적 해법을 두고 이견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병제 찬반이 비슷하게 갈리는 상황에서 정책 전환에는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보완책 논의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해석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6월 23일부터 2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8.3%다. 조사기관은 국내 통신 3사의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통해 전화면접 방식으로 여론을 취합했다.
군복무제도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치권과 국방부는 추가 설문조사와 공론화 과정을 거쳐 제도 변화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방침이다. 정국은 모병제와 복무기간 조정 이슈를 두고 또 한 번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