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니들이 바꾼다”…쿼드메디슨, 12월 코스닥 상장 추진
의료용 마이크로니들(초미세 바늘) 기술이 주사와 경구제 중심이던 약물전달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쿼드메디슨은 지난 2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코스닥 상장 절차에 공식 착수했다고 10일 밝혔다. 약물 전달 분야에서 특화된 플랫폼과 공정 역량으로 주목받는 이 기업은 12월 초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는 마이크로니들이 ‘비주사·비경구’ 시대를 여는 분기점이 될지 주시하는 분위기다.
쿼드메디슨은 마이크로니들 기반 플랫폼의 구현 기술은 물론, 약물 성질에 맞는 맞춤형 제형 설계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주사제 투여 시 동반되는 통증과 감염 위험, 처방 인력 의존성을 크게 줄이는 동시에, 경구제의 위장관 부담이나 낮은 흡수율, 약효의 개인차 부담까지 해결할 수 있는 차별점이 두드러진다. 특히 쿼드메디슨은 정밀 마이크로 가공·사출 공정부터 완제품 대량생산에 이르는 핵심 기술을 자체 확보했다.

기술 구현 방식도 다각화가 이뤄졌다. 쿼드메디슨은 약물 종류에 따라 분리형(S-MAP)과 코팅형(C-MAP) 플랫폼을 맞춤 적용 가능하다. S-MAP은 2022년 한림제약과 공동으로 골다공증 치료제의 투여 경로 변환에 성공하며, 해당 제품이 해외 임상 1상을 완료했다. C-MAP은 LG화학의 B형간염 백신 원료를 기반으로 개발돼, 현재 생물의약품 백신 마이크로니들 투여 임상 1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이 플랫폼들은 백신·치료제 등 다양한 의약품에 적용 가능해 확장성이 높다.
시장 입장에서 마이크로니들 플랫폼이 갖는 의의는 환자 편의성 증대와 약물 효율성 개선, 장기적으로 의료비 절감에 있다. 기존 복약이나 주사에 거부감을 가진 환자, 혹은 감염·통증 부담이 큰 상황에서 비침습적 전달 방식이 특히 각광받고 있다. 쿼드메디슨은 백신, 합성의약품 등에서 실제 임상 진전을 이룬 만큼 상용화 속도에도 관심이 모인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도 마이크로니들 기반 백신·치료제 개발이 확산되는 추세다. 선진국들은 이미 대량생산 체계 인증, 생체적합성 시험 등 규제 장벽 해소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 코스닥 상장으로 대규모 투자 유치와 산업 인프라 확장이 예정된 가운데, 기술 전문기업 경쟁력 확보가 새로운 관건으로 부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국내외 규제기관는 마이크로니들 제품의 효능·안전성 평가, 임상시험 허가 기준을 정교하게 마련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약물 전달 방법의 다양화에 맞춘 인증 절차, 데이터 표준화, 환자 안전 확보 이슈가 앞으로도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백승기 쿼드메디슨 대표는 "마이크로니들 플랫폼은 단순히 제형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주사·경구제·패치제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전달 시스템으로 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다양한 의약품 분야에서의 실사용 확대, 해외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업계는 쿼드메디슨의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