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 홍콩 상장 첫날 17% 폭등”…배터리 강자 IPO 대성공→세계 IPO 기록 뒤흔드나
5월의 몽환적인 홍콩 금융가는 또 한 번의 역사를 새겼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는 중국의 CATL이 홍콩 증시 입성 첫날 17% 가까이 오르며, 마치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종소리처럼 투자 시장의 중심에 떠올랐다. 주당 263홍콩달러에 공모된 주식은, 시장의 열망을 받으며 307.6홍콩달러에 이르렀다. CATL의 이름 아래 쏟아진 자금은 총 357억 홍콩달러, 한화로 약 6조3천억이 넘는 거대한 물결이 돼 글로벌 금융시장을 두드렸다.
CATL의 IPO로 조달된 자금의 90%는 유럽 헝가리의 신공장 건설에 투입될 예정이다. 선전 증시에서 이미 존재감을 보인 CATL은, 기대를 뛰어넘는 청약 열기 덕분에 당초 예상치(40억 달러)를 훨씬 넘어섰다. 만약 초과 배정 옵션까지 행사된다면, 이번 조달 규모는 53억 달러로 늘어나 기존 일본 JX어드밴스드메탈즈의 기록을 단숨에 뛰어넘어 올해 세계 최대 IPO의 영광을 거머쥔다. LG CNS 등이 잇는 글로벌 경쟁사들이 시야를 모으는 가운데, CATL은 본격적인 글로벌 자금 흡수의 진원지가 됐다.

역설적이게도 이번 IPO는 미중 전략 경쟁의 불길 아래에서 치러졌다. 미국 국방부가 CATL을 '중국 군사 기업'으로 지목하고, 미 의회의 압력으로 미국계 투자은행들이 관리 업무에서 배제된 까닭에, CATL은 미국 내 직접 판매를 제한하고 ‘레그 S 오퍼링’ 방식을 택했다. 미국의 규제와 견제 속 CATL의 선택은 오히려 역동적인 투자 수요를 끌어냈고, 미중 갈등이란 파도 속에서 중국 경제의 조용한 자신감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CATL은 테슬라, 폴크스바겐,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38%라는 독보적 점유율로 2위 BYD와 두 배 이상의 격차를 자랑한다. 2023년 매출은 9.7% 줄었으나 순이익은 15% 오르며, 기민한 경영 역량과 기술 혁신으로 긴 그림자를 드리운다. 최근 5분 충전 시 520km, 완충 시 1,500km까지 달리는 신형 배터리를 선보이며 배터리 기술 진보의 정점에서도 이름을 드높인다.
미국의 보호무역과 ‘셀 아메리카’ 정책이 거듭되는 속에서도 CATL은 “관세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담담한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IPO의 뜨거운 성공 배경으로 글로벌 자금의 중국 주요 기업 쏠림 현상을 지목하고 있다. 홍콩과 선전 간 공모가 차이도 7%에 그치며, 중국 투자자와 국제 금융의 합창이 더욱 두터워졌다.
제프리스의 존슨 완 연구원은 CATL의 주가수익비율이 17배라며 추가 상승 여력을 점쳤고, 시장도 숨죽인 채 다음 무브를 기다린다. 세계는 지금 CATL의 시장 지배력 확대와, 그를 중심으로 전개될 전기차 혁신의 물결을 주목한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와 더불어 치솟는 지정학적 리스크, 각국의 산업 정책 변화가 앞으로 CATL의 주가와 운명을 쥔 변수로 남는다. 긴장의 리듬이 흐르는 자본시장은 오늘, 한 기업의 스텝이 세계 경제의 서사에 얼마나 큰 파문을 남길지를 묵묵히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