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건진법사, '윤핵관'에 봉화군수 공천 청탁 문자 전달”…특검, 권성동·윤한홍도 연루 근거 제시

전서연 기자
입력

정치권의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불법 청탁 의혹이 또다시 불거졌다.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받은 공천 청탁을 윤한홍, 권성동 의원 등에게 문자로 전달한 사실이 특검팀의 공소장에 기재되며, 불투명했던 공천 과정에 대한 파문이 커지고 있다.  

 

10일 연합뉴스가 단독 입수한 박창욱 경북도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소장에 따르면, 전성배 씨는 2022년 3월 브로커 김모 씨로부터 "국민의힘 봉화군수 후보 박현국이 공천을 받게 해달라"는 청탁을 직접 전달받았다. 전씨는 즉시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에게 박현국 군수의 명함과 함께 "경북 봉화군수 추천합니다"라는 단문 메시지를 남겼고, 4월에는 권성동 의원에게도 박 군수의 신상 정보를 문자로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소장에는 "박현국 군수가 2022년 5월 국민의힘 후보로 공천이 확정됐으며, 이후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는 객관적 사실도 명시돼 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박 군수가 전성배 씨에게 공천 청탁 대가로 금품을 전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박 군수가 직접 청탁을 했거나 금품을 건넸다는 내역은 이번 공소장에 적시되지 않았다.  

 

반면 박창욱 경북도의원의 경우, 구체적 공천 매관매직 정황이 상세히 기록됐다. 박 도의원은 예비후보 시절인 2022년 4월 브로커 김씨에게 "경북도의원 공천을 받게 해주면 1억원을 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그 길로 전성배 씨에게 박 도의원의 사진과 함께 "형님 세상에 군 도의원이 큰 거 1개입니다. 경선 없이 신인 발굴로 챙겨주세요"라는 말로 청탁을 전달했다.  

 

이후 당내 공천이 확정되자, 박 도의원은 김씨의 지시로 전씨에게 감사 인사와 한우 선물세트를 전달했다. 이어 김씨는 박 도의원에게 "이전에 약속한 대로 1억원을 마련해 갖고 오라"고 요구했고, 박 도의원은 가족과 동네 주민 명의로 분산 송금, 현금 인출 방식으로 1억원을 마련했다. 결국 충북 단양군 식당에서 박 도의원은 전씨에게 직접 1억원을 건넸으며, 이 자리에 김씨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팀은 박창욱 도의원과 브로커 김씨를 지난 9월 30일 재판에 넘기며, 지방선거 공천 비리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치권은 강력한 재발 방지와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지만, 실제로 공천에 관여한 현역 윤핵관 의원들에 대한 수사 확대 여부가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민중기 특검팀은 박현국 봉화군수 등 관련 인물의 추가 불법금품 수수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를 지속할 예정이다.

전서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전성배#박창욱#민중기특별검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