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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군용기 레이저 논란 격화”…중국-EU, 안보·통상 갈등에 긴장 고조
국제

“독일 군용기 레이저 논란 격화”…중국-EU, 안보·통상 갈등에 긴장 고조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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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8일, 유럽연합(EU) '아스피데스' 작전 참가 중이던 독일(Deutschland) 항공기가 홍해에서 중국(China) 군함의 레이저 조준 피해를 입었다는 독일 측 발표가 나오면서, EU와 중국 간 안보 및 통상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번 사안에 대해 중국은 강하게 부인하고 나서며, 유럽 금융시장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놓였다.

 

사건은 독일 국방부의 공식 발표에서 촉발됐다. 독일의 ‘다중센서플랫폼(MSP)’ 항공기가 홍해 상공에서 중국 군함으로부터 레이저 광선에 노출됐다는 설명이다. 독일 외무부도 곧바로 덩훙보 주독일 중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했으며,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 독일 총리는 “용납할 수 없는 공격”이라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10일, 중국 외교부 마오닝(Mao Ning) 대변인은 “독일 측 주장과 사실이 다르다”며 신속한 소통을 촉구했고, 중국 군사전문가들도 “악의적 과장”이라며 반발했다. 이들은 독일기의 비행이 중국 군함의 정상 운영에 위협을 줬고, 군함에 레이저 무기는 없다고 주장했다.

中-EU 갈등 고조…EU 증시, 지정학 리스크에 혼조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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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군사적 마찰은 최근 EU와 중국 양측의 무역·안보 갈등 격화라는 맥락 속에서 불거졌다. 중국은 이달 초, 유럽산 주류에 최고 34.9%의 관세를 부과하며 EU의 의료기기 입찰에서 중국업체 배제 조치에 맞대응했다. 유럽연합 역시 중국의 저가 수출, 희토류 수출 통제 등 일련의 통상 압박에 대응해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왕이(Wang Yi)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이 유럽을 방문했으나, 이번 군사 분쟁으로 관계 개선은 이루어지지 못한 모습이다.

 

각국의 반응도 뚜렷하다. 독일 외무부는 “수출통제와 통상 조치로 유럽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으며, 중국 정부는 “독일 측과 소통을 통해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설명을 요구했다. 유럽 투자 시장은 이 같은 외교·군사적 긴장과 더불어 무역 불확실성, 공급망 차질 가능성에 그 영향을 받았다. 실제로 현지 시각 10일, 유럽 주요 증시가 지정학 리스크로 혼조세를 보이기도 했다.

 

외신들도 사안을 집중 조명했다. 로이터통신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10월 중 중국 방문을 검토 중”이라며, 양국 간 외교적 해법 모색 움직임을 전했다. CNBC, BBC 등은 “EU-중국 간 긴장이 교역, 공급망, 기업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중국-EU 간 군사·통상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유럽 내 교역 구조, 공급망 안정성, 주요 기업의 투자 결정에 부정적 효과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번 사안에 따른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독일-중국 간 이번 분쟁이 유럽과 중국 간 안보·무역 협력의 새로운 시험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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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독일#e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