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외인 1.7조 베팅에 3,450선 돌파”…삼성전자·SK하이닉스 강세로 5일째 신고가
16일 코스피 지수가 장중 3,450선을 돌파하며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기록을 이어갔다. 외국인이 현·선물 시장에서 대규모 순매수를 단행하면서 지수의 추가 상승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미국 기술주 강세와 환율 하락이 위험자산 선호를 촉진하며, 반도체·방산 등 대형주로 매수세가 집중되는 흐름이다.
이날 코스피는 개장 직후 3,421선에서 출발해 반도체 대표주 중심의 매수세에 힘입어 3,452.50까지 올랐다. 최종 마감은 3,449.62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7,032억 원, 기관도 785억 원을 순매수하며 시장 랠리를 이끌었다. 반면 개인은 1조7,639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200선물에서도 외국인 3,693억 원 순매수가 더해지며 현·선물 동행 랠리 양상을 보였다.
![[표]투자자별 매매동향](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0916/1758014621190_889928767.jpg)
최근 누적 수급 동향을 보면, 지난 반년(3월 12일~9월 16일)간 기관 6조3,428억 원, 외국인 5조6,219억 원의 순매수가 이어졌다. 개인 투자자는 같은 기간 17조126억 원을 순매도해 차익실현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이날 코스피·코스닥 합산으로도 기관 337억 원, 외국인 1조4,944억 원 순매수, 개인 1조4,924억 원 순매도였다.
외국인 매수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 두산에너빌리티, SK하이닉스 등 반도체·방산 리더주에 집중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IG넥스원 등으로 매수 저변이 확산됐고, 네이버, 현대차, 카카오, KB금융 등 일부 대형주는 순매도 리스트에 올랐다. 기관도 삼성전자, 두산에너빌리티를 중심으로 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주 내에서도 차별화가 부각됐다. SK하이닉스는 5.14% 오르며 34만8,000원에 마감했고, 삼성전자는 3.79% 상승한 7만9,400원으로 ‘8만전자’에 바짝 다가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17% 급등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과 KB금융 등은 약세로 마쳤다. 업종별로 기계·장비, 반도체, 운송장비가 강세였고, 화학, 증권, 의료·정밀기기는 하락했다.
해외 변수도 상승세를 견인했다. 전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 S&P500, 나스닥이 일제히 상승했고, 기술주 관련 호재 영향으로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졌다. 환율 역시 전일보다 10.1원 내린 1,378.9원에 마감하면서 외국인 수급 유입에 힘을 실었다.
투자 심리와 수급 측면에서 대형주·핵심주로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특히 반도체·방산주를 중심으로 한 ‘코어에서 주변으로’ 매수 확산 양상이 지속됐다. 다만 연속 상승에 따른 가격·수급 과열 논란, 업종 간 격차 확대 등 단기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도 함께 대두되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장중 반등에도 불구하고 0.10% 하락한 851.84로 마감했다. 개인은 2,719억 원을 순매수,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137억 원, 451억 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코스피와 달리 종목 간 변동성과 선별 현상이 더 두드러졌다.
ETF 시장에서는 KODEX 200, TIGER 200 등 코스피 대형주 ETF가 1.6%대 상승을 기록했고, 코스닥150 ETF는 0.11% 오르는 데 그쳤다. 외국인 수급 상위 추종 ETF 역시 강세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랠리가 환율과 미국 증시, 그리고 실적 모멘텀이 함께 작동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현·선물 순매수가 지속된다면 추가 레벨업도 가능하다”면서도, “숏커버링과 업종 별 쏠림에 따른 급격한 변동성 확대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향후 시장 변수로는 외국인 추가 자금 유입, 환율 방향성, 반도체·방산주 수급 확산 지속여부 등이 꼽힌다. 시장에서는 내일장 역시 외국인 동향과 미국 기술주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