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말 따로 행동 따로 안된다”…국민의힘, 이재명 대통령 시정연설에 공정성·재정운용 정면 비판
정치

“말 따로 행동 따로 안된다”…국민의힘, 이재명 대통령 시정연설에 공정성·재정운용 정면 비판

허예린 기자
입력

정치권의 재정 정상화 논쟁이 26일 이재명 대통령의 첫 시정연설을 계기로 더욱 격화됐다. 국민의힘은 연설 직후 대통령의 ‘포용·협치’ 메시지에 거듭 의문을 제기하며, 추가경정예산안의 방향성과 집행 목적을 둘러싸고 파열음을 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재정건전성 훼손 우려와 함께 야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여러 좋은 말씀을 해주신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하지만, ‘말 따로 행동 따로’가 된다면 그건 거짓말이 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작은 차이를 포용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을 언급하며, “대화 상대인 ‘극소수 야당’ 국민의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강조했다.

재정운용 방식에도 신중론이 제기됐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확장 재정’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언제 ‘긴축 재정’을 할지도 대통령이 명확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며 “야당 의원들을 설득하려면 긴축 계획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추가경정예산이 ‘포퓰리즘’ 색채를 띤 정치용 예산이라는 비판도 내놨다. 박성훈 원내대변인은 “전 국민 소비쿠폰과 지역사랑상품권 등은 ‘빚내서 뿌리는 당선 사례금’”이라고 평가하며, “돈 뿌리기 방식의 효과는 낮고, 뚜렷한 경기 회복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추경을 위해 19조 8000억 원 규모의 적자 국채가 발행되고, 국가채무는 GDP 대비 49%, 총액은 1300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박 원내대변인은 “추경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정치용 추경’이나 잘못된 방식의 예산엔 동의할 수 없다”며 “민생 중심의 추경 심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송언석 원내대표가 시정연설 원고에 ‘내로남불’이라는 메모를 남긴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송 대표는 SBS 인터뷰에서 “성실히 채무를 상환한 이들에 대한 배려 없이, 7년 이상 연체자 중심의 탕감 정책이 연설의 ‘공정’이라는 메시지와 부합하는지 의문이었다”며, 메모의 취지를 해명했다. 김은혜 원내정책수석 또한 “규칙 지킨 사람만 손해 보는 추경은 ‘불공정’”이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당내에서는 이재명 대통령 연설 당시 태도를 문제 삼는 시각도 제기됐다. 박성훈 원내대변인은 “소수 야당을 협치 대상이 아니라 조롱 대상으로 본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며, 대통령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박수에 대해 “반응이 없는데, 좀 쑥스러우니까”라고 발언한 점을 지적했다.

 

이날 국회는 추가경정예산안의 필요성과 집행 방식, 여야 협치의 실효성을 두고 거센 공방을 벌였다. 정치권은 대통령의 시정연설 이후 여야 정면 충돌이 이어지고 있어, 향후 국회 심사 과정에서 추경 예산과 재정운영 방향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될 전망이다.

허예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국민의힘#이재명#추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