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용여, 혼전임신 고백과 200억 빚 그림자”…옥탑방의 문제아들, 눈물→웃음의 진심
밝은 추억 이야기로 문을 열던 옥상 위 작은 공간엔 배우 선우용여의 솔직한 미소가 번졌다. 진심 어린 고백이 이어질수록 그녀의 삶은 한 편의 영화처럼 펼쳐졌고, 가슴 먹먹한 순간마다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한 선우용여는 자신의 사랑, 그리고 인생에서 가장 깊은 상처와 단단함을 꺼내놓았다.
이날 선우용여는 이상형을 밝히며, 쌍꺼풀 없는 배우 나진을 향한 오래된 애정을 전했다. 일상적이면서도 솔직한 답변에 현장의 분위기는 한결 가벼워졌다. 하지만 이내 그녀는 혼전임신과 결혼을 둘러싸고 펼쳐진 현실적인 고비, 그리고 그 중심에 선 남편과의 추억을 고백했다. 부모의 결혼 반대에도 불구하고 남편과 워커힐 호텔로 향했던 순수하고도 대담한 청춘의 선택, 그리고 그날 아이가 생겼다고 떠올렸다.

선우용여는 리즈 시절로 불리던 1969년, 스물다섯의 나이에 혼전임신과 동시에 결혼에 골인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날의 설렘 뒤에는 가파른 운명의 굴곡이 기다리고 있었다. 결혼식 당일, 남편이 나타나지 않은 채 기자들 앞에서 남겨진 그녀는 낯선 이가 내민 서류에 도장을 찍게 됐고, 뒤이어 남편에게서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남편이 유치장에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이제 네가 빚쟁이다"라는 담담한 선언은 보는 이의 숨을 멎게 했다.
과거 1,750만 원, 오늘날로 환산하면 약 2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빚을 떠안은 선우용여. 빠르게 무게를 더해가는 세월 앞에서 그녀는 "빚으로 인해 한순간에 생활이 힘들어졌지만, 오히려 생활력이 강해졌다"고 담담하게 내놨다. 이후 그녀는 가리지 않고 작품에 출연하며 삶을 일궈갔다고 회상했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서 결혼했기 때문에 남편을 원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계속 일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고 밝히며, 자신의 모든 아픔과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는 성숙함을 보였다.
선우용여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는 익숙한 방송 스튜디오조차 낯선 감정으로 물들였다. 웃음과 눈물, 담담한 고백 뒤에 숨겨진 동시대 여성의 현실과 강인한 의지를 그대로 보여주며 깊은 울림을 남겼다. 그녀의 진솔한 이야기는 '옥탑방의 문제아들'을 통해 다정하게 펼쳐졌으며, 해당 에피소드는 26일 KBS2를 통해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