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청취가 최우선”…이재명 대통령, 첫 호남행에서 소통 강화 기조 강조
정치적 고착 구조로 자리잡아온 지역 민심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과 정치권의 신경전이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의 첫 호남 방문 일정이 공개되면서, 각 정당의 지역 표심 공략 전략에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영호남 통합을 내세우는 메시지와 더불어 ‘소통 정부’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25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 미팅'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일반 시민과 지역 국회의원, 지자체 관계자 등 약 100여 명이 초청됐으며, 대통령은 현장에서 지역민들과 직접 대화를 나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행사의 핵심은 현장에 모인 주민들의 생생한 의견을 대통령이 직접 듣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행보는 이재명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불참을 결정하고 비운 일정을 활용해 호남을 찾으면서, 역대 정부와는 차별화된 ‘실질 소통’ 행보에 방점이 찍혔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대선에서 80%가 넘는 지지를 보낸 호남에 감사를 표하는 의미와 동시에, 지역 민심을 더 섬세하게 파악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이번 행보가 부산·경남 지역행사에 이어, 전통적 민주당 지지 기반인 호남 민심까지 ‘두루 어우르는’ 통합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최근 대통령이 울산 인공지능센터 출범식 참석,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독려하는 등 지역별 현안 적극 챙기기에 나서면서, 영호남 구분을 뛰어넘는 포용 행보가 이어진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장에서는 군 공항 이전, 인공지능 인프라 확대 등 지역 숙원사업과 민원 요청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이 과정은 이례적으로 방송 생중계로 전국에 전달됐다. 대통령실은 취임 후 30일 즈음 기자회견 검토 등 소통 확대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보이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도 “민원을 귀찮은 일로 여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공직자들에게 주문해, ‘일하는 정부’를 표방하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한편 캐나다에서 열린 한-멕시코 정상회담에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시민을 자주 직접 만나고, 야당과도 토론한다”는 지지율 유지 비결을 밝힌 점 또한 이 대통령의 소통 행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다음달 3일 취임 30일을 앞두고 대통령실이 대국민 기자회견을 검토하는 등, 직접 만나 듣는 소통 방식이 당분간 주요 기조로 자리할 전망이다. 정치권은 이재명 대통령의 현장 행보를 놓고 정권 초반 민심 잡기를 위한 전면전에 돌입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