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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심들의 진술 번복”…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위기 속 특검 수사 급물살
정치

“복심들의 진술 번복”…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위기 속 특검 수사 급물살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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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을 둘러싼 측근들과 특검 수사팀의 강한 충돌이 전면화됐다.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심사를 전후해 측근이던 핵심 참모들이 연달아 진술을 번복하면서 정국은 심상치 않은 격랑에 휩싸였다. ‘충성파’로 분류됐던 인물들이 과거의 입장을 거둬들이고 특검에 불리한 증언을 내놓으면서, 수사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통령경호처의 김성훈 전 경호차장이 최근 특검 조사에서 기존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뒤집고 윤 전 대통령의 범행을 일부 시인하는 진술로 급선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성훈 전 차장은 그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수사에서 윤 전 대통령의 체포 저지 지시나 비화폰 기록 삭제 등 핵심 혐의에 대해 부인이나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특검 조사에서는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참여하지 않는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이 경찰은 전문성도 없다며 경호관들에게 총을 보여주라고 지시했고, 비화폰 기록 삭제도 직접 명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내란특검의 구속영장에는 “총을 갖고 있다는 걸 좀 보여줘라”, “비화폰 조치해라” 등 윤 전 대통령이 직접 김 전 차장에게 내린 상세 지시 기록도 포함됐다. 이 내용은 오로지 김성훈 전 차장의 진술 없이는 확인이 불가능했던 사안으로, 특검팀은 구속영장에서 김 전 차장의 ‘태도 변화’와 윤 전 대통령이 조직적으로 증언을 회유할 가능성을 거론하며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윤석열 정부 주요 외교안보 실세였던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도 최근 특검 조사에서 새 진술을 내놨다. 김태효 전 차장은 2023년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이른바 ‘VIP 격노설’—즉, 윤 전 대통령이 보고를 받은 직후 강하게 격분했고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질책 전화를 했다는 의혹—을 회의 현장에서 직접 목격했다고 특검에 진술했다. 이는 1년 전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관련 보고도 없었고 격노하지 않았다”고 증언한 기존 입장과 정면 배치된다. 특검팀은 해당 회의에 참석한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등도 추가로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이처럼 윤 전 대통령의 친위 인사들까지 특검에 불리한 증언을 이어가자, 윤 전 대통령은 현 상황에 큰 충격을 받는 모습이다. 구속영장 심사 당시 그는 “고립무원의 상황에 빠졌다. 국무위원들도 각자 살길을 찾아 떠났고, 변호사를 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 출석 요구에 불응하며 엄중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복심들의 잇따른 증언 번복을 두고 ‘권력의 붕괴와 심리적 이반이 현실화됐다’는 평가와 함께, 특검 수사의 분수령이 될 중대 기점임을 주목하고 있다. 특검팀은 새롭게 확보한 증언을 토대로 관여자 소환조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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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김성훈#김태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