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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인가 정치쇼인가”…이재명 대통령 예능 출연 두고 여야 정면 충돌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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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의 요리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K-푸드 홍보와 국가 지도자의 행보를 두고 정치권의 시각차가 극명하게 드러나며, 여야 공방은 법적 다툼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지난 9월 28일, 이재명 대통령 부부는 K-푸드 세계화와 산업화, 수출 촉진 캠페인의 일환으로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추석 특집 방영 녹화에 동참했다. 추석 당일인 6일 프로그램이 방영된 직후, 더불어민주당은 “K-푸드 홍보 목적에 꼭 들어맞는 방송이었다”며 이 대통령 출연을 둘러싼 국민의힘의 문제제기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이번 출연은 K-푸드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자리였다. 민주당은 국가 경제와 서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추석 연휴를 정치적 대립의 장으로 만든 국민의힘과 장동혁 대표는 민생경제 회복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 또한 “K-푸드 홍보라는 방송사 취지는 명확했다. 대통령 부부의 메시지는 K-푸드 수출과 산업화를 향한 열정이 명확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를 내놨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가 전산망 마비와 같은 대형 재난 상황에서 대통령이 예능 녹화에 참여한 점을 문제 삼았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재난 속에서도 예능 카메라 앞에 앉은 것은 상식에서 벗어난 일이다. 대통령 자리의 무게를 망각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 음식을 세계에 알린다는 취지라지만, 오히려 ‘국민을 부탁해’가 먼저”라고 날을 세웠다. 배현진 의원도 “국가가 셧다운 직전이던 시점에서 어떤 비상조치를 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양측의 공방은 결국 법적 대응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직후 이 대통령의 조치와 관련, “48시간 행적은 거짓”이라고 한 장 대표의 발언이 허위사실 유포라는 주장이다. 부승찬 대변인은 “잃어버린 48시간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지속된 허위 주장 역시 지난 3년간 무능한 대통령을 찬양해온 과거 행태의 연장선”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장동혁 대표는 “예능 녹화 자체가 충분히 문제제기 가능한 사안이었다. 야당 대표를 고발하는 조치야말로 공포정치”라며, “오히려 민주당을 겨냥한 정치적 공격이 효과적이었음을 방증한다”고 반박했다.

 

양당의 ‘이재명 예능 출연’ 논란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법적·정치적 격돌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정치권은 K-푸드 홍보와 국가 지도자의 책무, 재난 대응의 적절성 등을 두고 앞으로도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 국회는 관련 쟁점을 중심으로 여야간 추가 논의 및 규명 절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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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