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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하락·국내외 괴리 확산”…금값, 투자심리 혼조→조정장세 심화
경제

“11% 하락·국내외 괴리 확산”…금값, 투자심리 혼조→조정장세 심화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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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잿빛 아침을 뒤덮은 금시장은 6월 25일, 다시금 새로운 흐름을 맞고 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 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국내 금 1돈 시세는 545,850원을 기록했다. 이는 하루 전보다 1,725원이 낮은 수치로, 단기 조정의 한복판에 서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한 달을 복기해보면 금값은 1.0% 하락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1.6% 내림세며, 최근 1년간의 최고가 613,238원과 대비할 때 11.0%가 빠졌다. 시세 조정의 리듬이 느슨하게 시장을 감싸고 있지만, 1년 최저가 327,788원과 비교하면 아직도 66.5%나 높은 고지에 머물러 있다. 중장기적인 금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신호다.

금값 하락 속 국제시세는 반등…국내외 시세 괴리 심화 (금값시세)
금값 하락 속 국제시세는 반등…국내외 시세 괴리 심화 (금값시세)

그와 동시에 국제 금시세는 또 다른 방향을 가리켰다. 삼성금거래소가 제공한 이날 오전 9시 기준 국제 금 1돈 시세는 401.12달러로, 한화 545,001원에 해당한다. 전일보다 0.64달러, 즉 865원이 올라섰다. 국내 시세가 하락한 반면, 국제 금값은 반등하는 모습. 서로 엇갈린 움직임이 국내외 시장에 긴장감을 더했다.

 

국내외 시세 괴리는 환율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59원에 머물렀다. 전일 대비 0.3원 떨어지며 소폭 안정세를 그렸으나, 이는 국제시세 상승분을 충분히 상쇄하지는 못했다. 미세한 환율 변동 속에서도 시장 참여자들은 체감할 만한 가격 차이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주요 변수로는 국제시세의 신속성도 언급된다. 삼성금거래소는 당일 시세를 시의적으로 반영하지만, 한국거래소의 국제시세 반영에는 시차가 수반된다. 실시간성의 차이가 거래 타이밍과 전략 수정에 중요한 의미를 띤다. 투자자들은 시세 수치 뒤에 감춰진 반영 시점과 원인까지 촘촘히 살필 필요가 있다.

 

전일 금 거래대금은 483억 원을 기록했다. 시세가 조정을 보인 날에 거래가 활발했던 점에 전문가들은 주목한다. 매수세가 유입된 정황으로 해석하는 시선이다. 조정기 매수 진입이 향후 시세 반등의 포문을 여는 신호일지, 관망 이후 다시금 조정 흐름이 이어질지, 투자자들은 저마다 계산기를 두드린다.

 

최근 금값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금리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미국 금리 방향, 중국과 유럽을 둘러싼 경기 둔화, 중동 불안정성 등이 중첩되면서,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에 대한 기대도 오롯이 이어진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국내외 시세의 불협화음과 기술적 조정이 반복되고 있다. 외관상 금값은 강한 안정감을 주는 자산이지만, 시장 내부에서는 곧게 뻗지 않는 곡선처럼 신중하고도 복합적인 판단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 금시장은 짙은 흐림과 갬이 반복되는 하늘과도 같다. 단기 시세의 불일치와 오차 속에서, 소비자와 투자자, 기업은 어느 때보다 신중한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금리 변동과 글로벌 경기, 지정학 뉴스를 따라가며, 금시장 흐름의 미완성 악장을 완성시킬 다음 장면을 조심스레 준비해야 할 때다.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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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국제시세#한국거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