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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 젖은 유채꽃이여”…정청래, 제주 4·3 정신 강조하며 예산 최대 확보 밝혀
정치

“피에 젖은 유채꽃이여”…정청래, 제주 4·3 정신 강조하며 예산 최대 확보 밝혀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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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기억의 현장에서 예산을 둘러싼 갈등이 재현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당 지도부가 9월 17일 제주도청을 찾아 제주 4·3 사건의 아픔을 조명하며 내년도 정부 예산 최대 규모 확보를 약속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민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가 본격화된 양상이다.

 

정청래 대표는 현장 예산정책협의회 시작에 앞서 제주를 상징하는 노래 '잠들지 않는 남도'의 첫 소절을 불렀다. 그는 "개인적으로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목이 멨고 제주도에서 자행된 독재자에 의한 양민 학살의 울분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철학인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는 정신을 민주당이 든든히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각 시도를 순회하며 예산정책 협의회를 열고 있다. 이날 자리에서 모범도시 재생에너지 사업, LPG 배관망 등 지역 현안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제주도가 내년도 정부 예산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2조3천억여 원을 확보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고 언급했다. 내년 예산에는 제주 4·3 평화공원 활성화 사업 56억 원, 유네스코 등재 기록 용역 2억원 등 지역 역사·평화사업도 포함됐다.

 

여야 힘겨루기도 이어졌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건의드리는 805억 원 규모 국비 사업이 예산에 온전히 반영돼 도민이 체감할 민생 회복과 미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 협력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대변인은 제주 상급종합병원 추진 관련, "정부가 책임을 져주지 않으면 제주도 병원만의 능력으론 상급종합병원 운영이 어렵다"며 "상급종합병원 기금 마련 관련 법안은 올해 정기국회 내 통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실질적 지원 방안 구상도 함께 다뤄졌다.

 

정당별 합의된 예산안에는 지역 상급종합병원 확충, 4·3 사건 역사 기념 등 제주의 현안이 다각도로 반영된 상황이다. 그러나 역대 선거에서 반복된 정치권의 제주 표심 쟁탈전과 맞물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표밭 경쟁 역시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국회는 정기국회 회기 내 예산안 심사와 함께 관련 지원법안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정치권은 4·3 정신 계승을 둘러싼 제주 예산 확보를 두고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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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제주4·3#더불어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