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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방송 오늘 아침, 무속신당 속 불씨”…계룡산 뒤덮은 그림자→안전 소리 없는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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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방송 오늘 아침, 무속신당 속 불씨”…계룡산 뒤덮은 그림자→안전 소리 없는 위기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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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숲을 가르고 조용히 다가간 제작진의 시선 끝에, 오래된 판잣집의 어두운 내력이 펼쳐졌다. MBC ‘생방송 오늘 아침’은 차분한 긴장을 안고 충남 계룡산 산자락, 무허가 무속 신당에 숨겨진 위험과 상처의 자취를 조명했다.

 

빛이 드문 숲 한복판, 불씨 하나가 남긴 뜨거운 표식은 이내 산 전체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로 번졌다. 내부에는 불에 무방비로 노출된 낙엽과 쓰레기, 초, 향, 마치 폭발을 자유로이 품은 듯 방치된 LPG 가스통까지 이어져 있었다. 아무런 안전 장치 없이 쌓여가는 이 불씨들은 현실과 신앙, 두 세계 사이에 조용한 경계선을 긋고 있었다.

“산속 불씨의 경고”…‘생방송 오늘 아침’, 무속 신당 산불→불법건축물의 그림자 / MBC
“산속 불씨의 경고”…‘생방송 오늘 아침’, 무속 신당 산불→불법건축물의 그림자 / MBC

계룡산뿐만 아니다. 명산 깊은 곳마다 영험을 찾아 들어선 무속인들은 작은 움막부터 커다란 건축물까지 허가 없이 신당을 세워왔고, 이 공간들이 단 한 번의 방심에도 큰 화재로 이어질 거라는 불안이 자라고 있다. 무엇보다 바닥에 쌓인 낙엽과 쓰레기는 마른 심지 역할을 하며, 산불의 위험 지대에 끊임없이 불씨를 보탰다.

 

선한 믿음의 터전이라 믿고 세운 곳이지만, 그 터 밑에 쌓여 있는 무관심과 제도적 빈틈은 또 다른 재난을 불러올 수 있는 잠재적 실마리가 됐다. 신앙과 자연의 조화, 법과 생명의 균형이 어디쯤인가를 묻는 오늘의 현장은 경고로 다가왔다. 매회 방송마다 경계의 메시지를 던져온 프로그램은 한 번의 불씨가 상처가 되고, 또 다른 재앙의 문이 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이번 ‘생방송 오늘 아침’은 지속적으로 제기된 산속 신당과 불법건축물의 사회적 과제를 파헤치며, 화재를 막기 위한 제도적 대안 검토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한편, 이날 방송은 산을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경각심을 던지고, 안전 대책에 대한 논의가 절실해지고 있음을 성찰하게 했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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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방송오늘아침#계룡산#무속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