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위고비 청소년 적응증 확대”…식약처, 12세 이상 투여 승인으로 치료 범위 넓혀
12세 이상 청소년도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투여받을 수 있게 되면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3일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 적응증 범위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에 주로 성인 중 체질량지수(BMI) 30㎏/㎡ 이상 또는 동반질환이 있는 27㎏/㎡ 이상 30㎏/㎡ 미만 과체중 환자에게 한정되었던 사용 대상을, 청소년 비만 환자까지 넓힌 조치다. 업계에서는 이번 승인이 ‘소아·청소년 비만 치료 경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해석한다.
위고비는 주 1회 투여하는 전문의약품으로서, 세마글루티드(GLP-1 유사체, 당뇨·비만 치료 물질)의 체중 감량 메커니즘을 활용한다. 세마글루티드는 식욕 조절 및 포만감 유도, 칼로리 섭취 저감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이번 적응증 확대로 위고비는 12세 이상이면서 BMI가 성인 기준 30㎏/㎡에 해당하고, 체중이 60㎏을 초과하는 청소년 비만 환자를 새로운 투여 대상으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식약처는 안전성 확보를 위해, 환자상태별 단계적 투약 규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청소년 환자에겐 주 1회 2.4㎎ 또는 최대 내약 용량으로 12주간 투여 후 BMI가 5% 이상 감소하지 않으면 투여를 중단하고 치료 전략을 재평가하도록 했다. 이는 실제 병원 현장에서도 약물 남용 우려를 줄이고, 청소년의 성장발달 특수성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의 연령대가 낮아지는 흐름에서, 국내에서도 청소년 비만 치료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위고비 같은 GLP-1 계열 치료제의 청소년 투약 승인 사례는 해외에서도 일부 국가에서만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으며, 이번 결정으로 국내 임상·처방 환경에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과 유럽 일부에서도 유사 치료제가 청소년에게 승인된 바 있어, 글로벌 시장과 발맞춘 처방 확대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고가의 약제비, 장기 복용 시 미확인 부작용, 약제 남용 차단 등 제도적·윤리적 쟁점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식약처의 단계적 투약 기준과 더불어, 실사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보험 적용·처방 지침이 보완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적응증 확장이 비만으로 인한 청소년 만성질환 예방과 치료 환경 변화를 앞당길 수 있다”면서도 “약물 치료 외에도 생활습관 개선 등 다각적 접근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산업계는 위고비의 청소년 처방 확대가 실제 병원 현장에 안착할지, 또 장기적으로 청소년 비만 관리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