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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사 만루의 기적”…이호민, 끝내기 2루타→경남고 봉황대기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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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사 만루의 기적”…이호민, 끝내기 2루타→경남고 봉황대기 우승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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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긴장 속에서, 연장 10회 경남고 선수들은 서로의 손을 꽉 잡았다. 2사 만루, 마지막 타석에 선 이호민은 모두의 시선과 기대를 하나로 모았다. 우익선상으로 흐른 타구가 그라운드 위를 가르자, 팀 벤치와 관중석 모두에서 환호성이 폭발했다. 뜨거운 함성과 함께 경남고는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정상에 다시 올랐다.

 

3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3회 봉황대기 결승. 경남고와 마산용마고가 맞붙은 이번 경기는 초반부터 팽팽했다. 정규이닝 9회까지 양 팀 모두 득점을 허용하지 않는 접전이 이어졌고, 한순간의 실수도 허락되지 않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2사 만루 끝내기 2루타”…이호민, 봉황대기 결승타로 경남고 우승 / 연합뉴스
“2사 만루 끝내기 2루타”…이호민, 봉황대기 결승타로 경남고 우승 / 연합뉴스

승부는 승부치기에서 갈렸다. 10회초 마산용마고가 희생번트와 내야 안타로 한 점을 먼저 빼앗으며 흐름을 잡는 듯했다. 그러나 경남고도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10회말, 박보승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만루 기회를 열었고, 이호민이 결정적 2타점 2루타를 기록하며 경기의 흐름을 단번에 뒤집었다.

 

이호민은 끝내기 결승타의 주인공이자 대회 수훈상 수상자가 됐다. 선발로 등판한 정찬희는 8과 3분의 2이닝 동안 단 1피안타 무실점 12탈삼진을 기록하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치열했던 투수전 속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은 경남고 내야의 움직임과 수비 also 큰 역할을 했다.

 

경남고는 대통령배 우승에 이어 불과 한 달 만에 전국대회 2관왕을 차지하게 됐다. 감독상을 수상한 전광열 감독, 그리고 승리 직후 전해진 이대호의 소고기 파티 공약에 선수들은 미소를 머금었다. 경북고와 유신고는 이날 대회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열기와 마지막 순간까지 숨죽이던 관중들의 기도, 그리고 우승이 결정된 뒤의 환호는 오랫동안 잊히지 않을 감동을 남겼다. 경남고의 다음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이번 우승으로 다시 한 번 한국 고교야구의 강호임을 입증했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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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민#경남고#봉황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