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재개 여건 조성”…대통령실, 김여정 담화에 평화적 대화 의지 강조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를 계기로 청와대와 백악관이 다시 대북정책에 시동을 걸고 있다. 김여정 부부장이 북미 정상 간 관계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비핵화 논의엔 선을 그은 발언을 내놓자, 대통령실은 북미 대화 재개의 통로를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힘주어 밝혔다.

대통령실은 29일 공식 입장을 내고 "한미 양국은 한반도 평화 및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왔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는 향후 북미 대화를 포함해 대북정책 전반에 관한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평화 분위기 안에서 남북 간 신뢰를 회복하고 북미회담 재개를 촉진하는 여건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노력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우리 국가수반과 현 미국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고 밝히면서도, “조미 수뇌들 사이의 개인적 관계가 비핵화 실현 목적과 한선상에 놓인다면 그것은 대방에 대한 우롱으로밖에 달리 해석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북미 정상 간 개인적 친분을 인정하되, 비핵화 협상 자체는 여전히 불가하다는 기존 기조를 확인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 담화가 비핵화가 아닌 다른 목적의 대화에는 여지를 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 역시 신속히 입장을 보탰다. 백악관 당국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에 문을 열어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최근 미국이 단행한 대북 신규 제재도 향후 외교적 선택지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한미 당국이 거듭 대화 의지를 표명한 데 대해 대북정책 전환의 신호탄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비핵화 이외의 의제에서 선별적으로 대화의 문을 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부는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 신뢰 회복을 위해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실질적 여건 마련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