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한민국 법치는 오늘 죽었다”…이진숙 방통위원장, 방통위 폐지하며 마지막 퇴근길 소회

신유리 기자
입력

정치적 충돌이 방송통신위원회 폐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신설이라는 중대 국면으로 이어졌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9월 3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마지막 퇴근길을 맞으며 “대한민국의 법치는 오늘 죽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조직개편을 두고, 각 진영의 공방이 더욱 치열하게 번지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30분경, 이진숙 위원장은 방통위 폐지를 하루 앞두고 취재진에 “법에 맞지 않는 관례가 생기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이고,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것도 하는 집단”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취임 사흘 만에 탄핵하는 선례를 만들고, 거추장스러운 이진숙을 없애려 법을 바꿔서 방통위를 없애고 새로운 기구를 만드는 전례 없는 일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진숙 위원장은 “이진숙이란 사람은 숙청되지만, 이런 것을 참지 못하는 또 다른 이진숙이 분명히 있을 것이고, 수십만 수백만의 이진숙이 있을 것이다”라며 “저항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하며 이 자리는 물러난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자들의 헌법소원이나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 계획에 대한 질문에 “가정적 질문이기에 다시 만나면 답변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향후 새로 올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에 대한 당부에 대해 이 위원장은 “없다”며 “아무래도 대통령 말 잘 듣는 분이 오지 않겠나”고 언급했다.

 

이진숙 위원장은 마지막 월례조회를 열고 직원들에게 “영웅을 만드는 나라 미국”을 언급하며 “대한민국은 전근대인 조선시대 영웅만 아직 모신다. 우리도 이제 현대 대한민국 영웅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법 시행 즉시 이진숙 위원장은 정무직 불승계 규정에 따라 자동 면직된다.

 

방송통신위원회 폐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출범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방송미디어통신위 설치법은 9월 3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으며, 10월 1일 공포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개편을 놓고 통제 강화와 공공성 훼손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는 가운데, 이진숙 위원장의 강경 발언이 파장을 낳고 있다.

 

이날 국회는 조직개편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고, 정치권은 이진숙 위원장 발언과 법안 통과를 두고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향후 헌법소원 제기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다툼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신유리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이진숙#방송통신위원회#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