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사상 첫 4,000달러 돌파”…미국(USA) 셧다운 장기화에 안전자산 선호 확산
현지시각 2025년 11월 8일, 미국(USA)에서 연방정부 셧다운이 38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 금시세가 한때 트로이온스당 4,000달러 선을 넘어섰다. 장기화된 정치적 교착과 소비 위축, 고용 악화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더해지며 국제 사회 전반에 위험 회피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FX스트리트(FXStreet) 보도에 따르면, 북미 시간대에 금 현물 가격은 일중 저점인 3,974달러에서 반등해 4,002달러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도 0.13% 상승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은 주식 등 위험자산보다 금을 선호하는 심리가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 미시간대학의 11월 소비자심리지수가 2년 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점도 금 매수세에 불을 지폈다. 최근 설문조사에서는 셧다운 사태가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시장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채용 컨설팅업체 챌린저(Challenger)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 해고 인원이 15만 명을 넘어서며 약 2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고용 악화는 경기 둔화 우려를 부추기고, 결과적으로 연준의 조기 완화 정책 기대를 높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68%로 보고 있다. 이는 금리 인하가 현실화 될 경우 달러 약세 심화와 함께 금값을 추가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으로 이어진다.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전날 대비 소폭 하락한 4.085%에 머물렀고, 실질금리는 소폭 상승해 1.805%를 기록했다. 미 달러지수(DXY)는 0.15% 내린 99.55로 약세를 보였으며, 이러한 흐름 역시 금값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정치적 교착도 지속되고 있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존 튠(John Thune)이 임시예산안을 제시했지만, 백악관과 여야 지도부는 결론을 내지 못한 상황이다. 백악관 경제자문 케빈 해셋(Kevin Hassett)은 “셧다운이 예상보다 경제에 더 큰 피해를 주고 있다”면서 “이번 분기 성장률이 최대 1.5%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우려와 금리 인하 기대, 그리고 안전자산 선호라는 ‘불확실성의 삼중 구조’에 주목한다. FX스트리트는 기술적 분석에서 RSI(상대강도지수) 상승, 4,000달러 돌파 시 4,082달러~4,100달러까지의 추가 상승 여력을 언급했다. 반대로 4,000달러 선이 붕괴될 경우 3,950달러와 3,886달러까지 하락 조정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세계금협회(WGC) 자료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 전 세계 금 ETF에는 54.9톤이 순유입됐으며, 북미와 아시아 투자자들의 매입세가 두드러졌다.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는 “정치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금이 다시 투자자의 피난처로 각광받고 있다”고 평가했고,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는 “실질금리와 달러 움직임이 당분간 금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되돌림 위험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금은 이자 수익이 없는 자산으로, 인플레이션이나 통화정책 전환에 따라 가격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국제사회는 미국 재정정책 교착과 연준의 향후 행보가 금 시장과 세계 금융시장 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