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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기록 도전 선언”…프레드 컬리, 도핑 허용 인핸스드 게임즈→스포츠계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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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기록 도전 선언”…프레드 컬리, 도핑 허용 인핸스드 게임즈→스포츠계 충격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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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과 환호가 교차하는 라스베이거스의 트랙 위로,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약물 규제와 신기술 장벽이 모두 사라진 새로운 무대, 인핸스드 게임즈가 내년 5월 24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역사상 첫 출전을 알렸다. 규정의 무게 대신 기록에만 몰두하는 선수들, 관중의 시선은 이미 굳게 닫혀 있던 스포츠의 금기를 향하고 있다.

 

호주 사업가 에런 드수자가 주도한 이번 대회는 전례 없는 파격을 내걸었다. 세계도핑방지기구 기준에 따라 금지됐던 약물 복용, 각 종목의 최신 신발과 유니폼까지 전부 사용할 수 있도록 전면 허용했으며, 수영, 육상, 격투기 등 기록 중심 종목에서 맞붙는다. 각 종목 1위에게는 50만달러(한화 약 6억9천만원)가 걸리며, 육상 100m와 수영 자유형 50m에서 세계 기록을 경신하면 100만달러의 추가 상금이 수여된다.

“도핑 이력 선수 출전 선언”…인핸스드 게임즈, 50만달러 상금 내년 개최 / 연합뉴스
“도핑 이력 선수 출전 선언”…인핸스드 게임즈, 50만달러 상금 내년 개최 / 연합뉴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세계적 스프린터 프레드 컬리가 육상 선수 최초 참가를 결정한 사실이 알려지며 이목이 쏠렸다. 컬리는 2020 도쿄 올림픽 100m 은메달, 2024 파리 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한 정점의 주자다. 이어 수영 남자 자유형 50m 은메달리스트 벤 프라우드도 출전할 계획을 알리며, 스포츠계 거물들의 무게감이 새 도전에 힘을 실었다.

 

반면, 세계도핑방지기구와 세계육상연맹, 세계수영연맹은 선수 건강과 기존 질서 유지를 강하게 문제 삼고 있다. WADA는 대회가 선수 보호라는 최소한의 기준을 등한시했다고 비판했으며, 세계육상연맹의 서배스천 코 회장은 “선수들이 장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회 주최 측은 반독점 소송으로 맞서며 논란의 한복판에 섰다. 주최 측은 “마약은 엄격히 금지되고, 의학적 관리도 강화할 것”이라며 “선수 잠재력에 보상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프레드 컬리는 최근 도핑 소재지 위반으로 일시적으로 자격이 정지된 상황에서 “세계 기록 경신은 내 선수 생활의 목표였다. 한계를 넘어 역사상 가장 빠른 인간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재 육상 남자 100m 세계 기록은 우사인 볼트의 9초58, 수영 자유형 50m 세계 기록은 20초91로 남아 있다. 벤 프라우드 역시 “실질적 보상을 고민했다”며 은퇴를 접고 새 무대를 택했다. 프라우드의 출전 직후 영국수영연맹이 모든 지원을 끊겠다고 발표하면서, 전통 스포츠계와 신 무대의 충돌이 현실이 됐다.

 

대회 조직위는 “문의하는 선수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밝혔으며, 새 질서를 향한 도전과 상금, 기록 욕망을 둘러싼 관심이 점차 더해지고 있다. 스포츠계 기존 금기에 정면으로 맞선 인핸스드 게임즈가 어디까지 확장될지, 또 새로운 기록이 어떤 논쟁과 울림을 남길지 전 세계 이목이 모인다.

 

현장에는 결과보다 과정의 무게를 더 묻는 시간이 흐르고 있다. 선수와 관중 모두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정의를 찾아가는 순간, 스포츠의 의미와 한계, 그리고 내일의 스포츠계가 차분히 다시 써지고 있다. 이 도전의 현장은 2025년 5월 24일 라스베이거스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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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컬리#인핸스드게임즈#벤프라우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