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칩 판매 또 막혔다”…중국 규제에 엔비디아 3% 하락, 미중 기술전쟁 재점화
현지시각 17일, 미국(USA)에서 엔비디아(Nvidia) 주가가 중국(China)의 AI 칩 구매 금지 발표에 따라 3% 가까이 급락했다. 이번 조치는 미중 기술 경쟁 심화 속에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과 양국 IT기업에 직접적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최신 중국 전용 저사양 AI 칩 ‘RTX 6000D’의 테스트와 주문을 공식적으로 중단시킨 게 발단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최근 바이두, 알리바바 등 현지 대형 IT기업에 ‘RTX 6000D’ 칩 관련 시험 및 대량 주문 중지를 통보했다. 이 칩은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 이후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 맞춰 개발한 최신 추론용 반도체로, 일부 중국 기업이 이미 수만개 단위 주문을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CAC의 명령에 따라 테스트와 품질 검증을 포함한 모든 절차가 즉각 중단됐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국가가 우리를 필요로 할 때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유감을 표시했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는 해결해야 할 더 큰 문제가 있다. 인내심 있게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중국 수출 규제에 맞서 여러 전용 칩을 내놓았으나, ‘H20’ 등 다른 모델 역시 수출 및 재개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제동이 걸려왔다. 이번 규제로 엔비디아의 중국 내 AI 칩 사업은 불확실성이 커지며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상태다.
국제 증시와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미중 기술전쟁의 장기화 흐름을 뚜렷이 드러냈다고 진단한다. 뉴욕타임스는 “반도체 공급망의 주요 분기점”이라고 지적했다. IT와 AI 업종 중심으로 글로벌 변동성이 가중되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 규제를 계기로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공급망 재편과 미중 간 기술 디커플링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경쟁, 기술 주권 확보를 둘러싼 미중 대립이 장기전 양상으로 굳어지고 있다”며 이번 조치의 파장을 예의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