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무상 교체 확산…KT, 수도권·강원 거쳐 전국 확대
유심을 노린 개인정보 악용 우려가 커지는 통신 환경에서 이동통신사의 선제적 보안 대응이 확산되고 있다. KT가 유심 무상 교체 서비스 적용 지역을 수도권과 강원 전역으로 넓힌 데 이어 내달 3일부터는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하면서, 이용자 단말 보안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심 교체 과정에서 고객 방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셀프 교체와 택배 배송 체계도 병행되면서 통신사 기반 보안 서비스의 운영 방식이 점진적으로 고도화되는 흐름으로 보인다.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시도와 이와 연관된 개인정보 악용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유심 교체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유심은 가입자 정보와 네트워크 인증에 핵심 역할을 하는 만큼, 탈취나 복제에 따른 피해가 커질 수 있다. KT는 방어 수요가 단기간에 집중될 가능성을 고려해 서비스 제공 지역을 단계적으로 넓혀 고객 혼잡을 줄이고, 더 많은 가입자가 빠르게 교체 지원을 받도록 지원 중이다.

유심 무상 교체는 1차로 이달 5일 서울 8개 구, 경기 10개 시, 인천 전 지역에서 시작됐다. 이어 19일부터 적용 범위를 수도권 전체와 강원 전 지역으로 확대했고, 다음 달 3일부터는 전국 모든 지역에서 무상 유심 교체를 제공할 계획이다. 통신 서비스 핵심 인프라가 전국적인 보안 강화 국면으로 이동하는 셈이다.
기존에는 대리점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절차가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KT는 대리점 방문이 어려운 이용자를 위해 셀프 교체 신청 고객에게 유심 택배 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은 상황에 따라 대리점 방문 교체와 셀프 교체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며, 이에 맞춘 안내 체계도 정비했다. 이는 보안 강화 조치가 이용자 편의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서비스 설계로 풀이된다.
유심 교체를 원할 경우 KT닷컴 또는 유심 교체 전담센터를 통해 사전 예약 후 대리점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셀프 교체를 신청한 고객은 택배로 유심을 수령한 뒤 KT닷컴에서 제공하는 절차 안내에 따라 직접 교체를 진행하면 된다. 온라인 기반의 안내를 통해 비대면 환경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보안 조치를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한 점이 특징이다.
KT는 2차 지역 확대가 시작된 19일부터 수도권과 강원 지역 매장에 유심 무료 교체 지원 매장 안내 포스터를 부착해 고객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동시에 매장 직원 교육을 통해 고객 응대 지침을 추가로 강화해,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관련 문의와 민원에 보다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보안 이슈에 대한 통신사의 대외 커뮤니케이션 역량까지 포함한 통합 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현재 KT는 안전안심매장을 운영하며 유심 교체를 포함한 단말 보안 전반을 점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단순한 유심 교체 지원에 그치지 않고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 안내, 악성 애플리케이션 설치 여부 진단, 스팸과 스미싱 메시지 차단 설정 등 다양한 보안 점검을 한 번에 받을 수 있다. 통신망과 단말, 애플리케이션 레벨을 아우르는 다층적인 보안 점검을 제공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KT의 유심 무상 교체 전국 확대와 안전안심매장 운영이 통신사가 제공하는 보안 서비스의 범위가 단순 네트워크 안정성에서 개인 단말 보안 관리까지 확장되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보고 있다. 향후 다른 통신사와의 보안 경쟁이 심화될 경우, 유심 보안과 악성앱 차단, 스미싱 대응 등 이용자 체감형 서비스가 핵심 차별화 요소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산업계는 이번 조치가 실제 개인정보 악용 피해를 얼마나 줄이고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