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대규모 압수수색”…김건희특검, 건진법사 청탁·수사무마 의혹 전방위 추적

김건희 여사에 대한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과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사이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매개로 한 청탁 및 수사무마 정황을 둘러싼 수사의 폭이 확대되는 가운데, 특검팀이 전국 주요 통일교 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다.

특검팀은 7월 18일 오전, 가평 설악면에 위치한 통일교 본부와 서울 용산구 서울 본부에서 동시에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문서 자료, 내부 전산 파일 등 실체적 증거를 확보하며 수사에 속도를 붙였다. 이번 압수수색에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거주하는 '천정궁'과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자택도 포함됐다.

특검은 건진법사(전성배)가 2022년 4월부터 8월 사이 윤모 전 본부장으로부터 ‘김건희 여사에게 청탁을 위한 선물’로 소개된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백 등을 건네받고 이를 실제로 전달했다는 정황을 집중 조사 중이다. 청탁의 배경으로는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YTN 인수,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이 거론됐다.

검찰 선행 조사에서 전성배씨는 “물건을 받은 것은 맞으나 모두 분실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통일교 및 김건희 여사 자택에 대한 잇따른 압수수색에도 불구하고 해당 물품 실체를 확보하지 못했다. 반면 윤씨는 “한학자 총재 결재를 받고 진행한 일”이라고 주장한 바 있으나, 통일교 측은 윤씨 행위가 “개인 차원의 일탈”임을 강조하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은 이미 교단에서 축출된 상태다.

이번 수사 과정에서 통일교 수뇌부의 ‘해외 도박 수사무마 의혹’도 추가로 부상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통일교 고위층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거액을 도박에 사용했다는 경찰 첩보가 전달됐고, 이후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수사 무마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윤 전 본부장이 지인과 나눈 대화 녹음 파일에서는 “최고위직이 외국환관리법 위반이라고 했다. 압수수색이 올 수도 있어 대비하라고 했다”, “경찰의 인지수사를 윤핵관이 알려줘 윗선에 보고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도박 수사와 관련한 추가 단서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특검팀은 경찰청, 춘천경찰서 등에서 관련 자료를 사실상 임의 제출 형태로 확보한 바 있으며, 향후 압수물 분석 결과에 따라 추가 소환 조사 및 핵심 관련자 구속영장 청구 등 강제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된다.

정치권에서는 김건희 여사 및 윤석열 대통령 주변 사정기관의 사법 리스크가 어디까지 확장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회와 주요 정당도 이번 특검 수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특검팀은 “압수수색 물증 및 관련자 진술을 종합해 통일교 내 조직적 개입 여부까지 추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