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 하사 사망사고, 반복적 폭언 정황 드러나"…군, 경찰에 사건 이첩
부대 내 폭언과 가혹행위를 둘러싼 군 장병 사망사고가 또다시 불거졌다. 육군이 지난달 강원도 철원의 최전방 감시초소에서 발생한 하사 총기 사망사고와 관련, 선임 부사관들의 반복적 괴롭힘 정황을 공식 확인하고 경찰에 이첩했다. 군의 조직 운영과 장병 인권 관리 시스템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육군수사단은 16일 공지를 통해 “하사 총기 사망사고와 관련해 선임 간부들이 고인에게 폭언과 가혹행위를 한 정황을 식별했고, 사망의 원인이 되는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강원경찰청에 인지 통보했다”고 밝혔다. 육군은 민간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전하면서도, GP 투입 과정에서 출동 및 근무 절차가 제대로 지켜졌는지 추가로 확인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3일 오전 7시께 숨진 A 하사는 철원 GP에서 총상을 입고 의식불명 상태로 동료에 의해 발견됐다. 이송 뒤 같은날 오전 9시 30분경 사망 판정을 받았다. 총성이 울린 직후 발견됐지만, 타살 혐의는 낮은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실은 A 하사가 GP 내 부소대장, 분대장 등 선임 부사관 5명에게 반복적으로 폭언을 들어왔던 사실을 확인했다. 유 의원은 “작전 수행 준비 미흡을 이유로 집단적 압박과 정신적 가혹행위가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대장이 주기적으로 장병 고충을 확인하는 신상 결산을 실시했음에도 폭언 등 징후를 미리 발견하지 못한 점은 지휘 책임 공백이자 예방 시스템의 구조적 실패”라며 군 지휘체계의 허점을 지적했다.
한편 군 내에서는 총기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하사 사망사고에 앞서, 지난 2일 대구 수성못 산책로 육군 대위 사망사고, 13일 인천 대청도 해병부대 병장 사망사고 등에서 잇따라 비보가 전해지면서, 국방부는 전군 특별 부대정밀진단을 실시하기로 했다.
군 당국은 이번 사안이 지휘체계 점검과 예방 시스템 강화 논의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과 군의 수사가 본격화됨에 따라, 국회에서도 관련 대책 마련을 둘러싼 논의가 가속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