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은·백금 동반 폭등”…귀금속 시장 요동, 美 관세발 긴장 속 투자자 대이동→산업계·국제사회 촉각
국제

“은·백금 동반 폭등”…귀금속 시장 요동, 美 관세발 긴장 속 투자자 대이동→산업계·국제사회 촉각

강다은 기자
입력

지난 13년의 시간을 건너뛰어, 은 가격이 오랜 정적을 깨고 격정적인 상승 곡선을 그린다. 백금 역시 산업과 투자 시장의 교차점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단숨에 견주듯 가격의 봉우리에 올라섰다. 금빛 찬란한 장밋빛 수익의 그림자가 너무 밝아진 오늘, 투자자들의 눈길은 눈부시게 값비싼 금을 비껴 대체 귀금속의 새로운 향방을 찾아 밀려든다.

 

블룸버그 통신은 12일, 금 현물 가격이 온스당 3,374달러에 이르며 연초보다 28.5%나 치솟았음을 알렸다. 이러한 강력한 상승세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안전자산에 대한 열망과 국제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을 한데 모아 불붙는 시대적 징후를 입증한다. 금의 독주는 투자 지도에 균열을 내며, 오래 잠들어 있던 은과 백금, 이들 대체 귀금속의 잠재성을 일깨운 셈이다.

은값 13년 만에 최고치…백금 가격 20% 급등
은값 13년 만에 최고치…백금 가격 20% 급등

오랜 침묵을 깨고, 은의 현물 가격은 온스당 36.4달러로 2012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에 이르렀다. 연초 대비 25.9%가 넘는 가파른 상승, 이달 들어서만 10.4%라는 기록적인 폭등은 금값 상승의 직접적 반사작용일 뿐 아니라, 산업적 수요가 결합된 경제적 현상임을 드러낸다. 백금 역시 오르는 기세를 누르지 못하고 온스당 1,276달러로, 4년 만에 사상 최고점을 경신했다. 올해 들어 40.6%, 이번 달에만 20.6% 치솟은 백금의 곡선은 글로벌 시장 공포와 기대, 양극의 감정을 동시에 품고 있다.

 

국제 금융의 심장부에서 금값이 두 배에 육박하는 속도로 오르자, 고평가 신호에 놀란 투자자들은 투자 지형을 재조정하기 시작했다. 은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이달 300t이 넘는 신규 자금이 들어왔고, 백금 ETF도 7만 온스 유입을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제 금이 달러라는 옛 헤지 수단을 앞지르는 흐름이라는 해설을 더한다. MKS 팸프의 니키 쉴스는 “금이 2년 만에 거의 두 배 가격을 달성하며, 많은 투자자들이 새로운 투자 대상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스탠다드차터드의 수키 쿠퍼는 “금값 대비 은값 비율이 역사적으로 65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93까지 벌어졌다”며 “은과 백금이 저평가된 영역에서 따라잡기 흐름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귀금속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한다. 전기차 전환의 속도가 더뎌지며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차량용 배기가스 저감 장치에 백금 수요가 되살아난 현실, 그리고 산업 전반에서 은과 백금의 공급 부족이 겹치는 상황에서 귀금속의 변동성은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얼리 시장에서도 백금 장신구가 각광을 받으며, 중국의 수입 급증 현상까지 더해진다.

 

귀금속 시장의 예상치 못한 파장은 미국 관세정책, 달러화의 흔들림 등 지정학적 변수와 맞물려 산업계와 국제금융계에 깊은 파고를 일으킨다. 국제사회는 은과 백금을 둘러싼 가격 변동에 눈길을 모으면서, 공급과 수요의 가느다란 균형을 조심스레 타진한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커진 장세에서 단기적 조정과 산업 수요의 구조적 변화를 신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끝없이 높아지는 가격 곡선 그 너머, 귀금속 시장은 다시 한 번 새로운 시대의 문턱에 서 있다.

강다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귀금속시장#은가격#백금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