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 거리 낙서 충격의 밤”…단발머리 여성 용의자 포착→팬들 깊은 상처 번진다
도시의 빛마저 낯설게 식어가던 어느 저녁, 길을 걷던 시민들은 익숙한 정류장 표지판 앞에서 발길을 멈췄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 단발머리 여성은 조용히 펜을 들어 흔적을 남겼다. 불쑥 들어선 침묵과 어둠 속에, 낙서 글귀는 묵직한 여운과 파문을 남겨놓았다. 한밤을 가르며 번진 용기 없는 모욕과 낙서는, 이름의 무게를 견뎌온 가수 보아의 얼굴 위에 뜻밖의 그늘을 드리웠다. 시민들의 시선과 온라인상 목격담이 겹쳐지던 순간, 서울은 그 장면을 잊을 수 없는 하나의 기억으로 새겼다.
경찰은 지난 12일 밤, 서울 강남구 한 거리에 등장했던 30대 단발머리 여성 A씨를 수사선상에 올려 임의동행해 조사에 착수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CCTV에는 A씨가 버스정류장, 전광판, 전봇대 등 서울 시내 10여 곳에 보아의 이름과 함께 욕설성 낙서를 남기는 장면이 포착됐다. 특히 강남구뿐만 아니라 광진구, 강동구 일대의 대중교통 정류장과 미디어폴, 한전 배전판 등 공공장소에서 연이어 비방 낙서가 확인돼 충격을 더했다.

목격자들은 일그러진 호기심과 우려가 섞인 시선으로 현장을 바라봤다. 버스정류장 앞, 낯선 손짓이 거리를 가르던 순간의 침묵이 인터넷 공간에 기록처럼 남게 됐다. 지난 10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관련 목격담과 현장 사진이 잇따라 올라오며 논란은 삽시간에 전국으로 번졌다.
SM엔터테인먼트는 신속하게 대응했다. 11일 소속사는 재물손괴 및 모욕 혐의로 즉각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며 보아에 대한 악의적 공격에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를 상대로 구체적인 동기와 범행 경위에 대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보아를 겨냥한 이번 낙서 테러는 대중문화 속 스타의 이름이 단순한 유희의 대상이 아님을 환기시켰고, 한 명의 아티스트를 지키려는 시민들과 팬의 의지도 강하게 드러났다.
도시는 벼랑 끝의 긴장처럼 흐릿한 침묵에 잠겼으나, 이름을 둘러싼 파동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듯하다. 단발머리 여성의 정체와 구체적 범행 경위를 둘러싼 경찰 조사가 시작된 만큼,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을 앞두고 보아를 응원하는 마음은 더욱 단단해졌다. 어두운 밤마저 견뎌온 보아의 이름이 다시 빛을 맞이하길 바라는 마음과 함께, 이번 사건의 추이는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여운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