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장 접전 끝 결실”…포트기터, 극적 버디→PGA 첫 정상 올라
조용한 긴장이 응축된 15번 홀, 5차 연장 승부의 끝자락에서 올드리치 포트기터의 버디 퍼트가 그린을 갈랐다. 20세 신예의 손끝에서 열린 퍼트는 약속처럼 컵으로 스며들었고, 갤러리의 환호가 이어졌다. 2025년 PGA 로켓클래식의 우승 주인공은 바로 포트기터였다.
포트기터는 30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로켓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맥스 그레이서먼과 크리스 커크와 함께 22언더파 266타로 정규 라운드를 마친 뒤 장장 5번의 연장 접전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초반부터 강력한 드라이버 샷을 앞세운 포트기터는 올 시즌 평균 326.6야드로 PGA 비거리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이날도 드라이브와 아이언, 퍼트까지 흔들림 없는 행보를 보였고, 그레이서먼과 커크 역시 끈질긴 추격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아넣었다.
연장 첫 번째와 두 번째 홀에서는 세 선수 모두 표정에 긴장이 역력했다. 커크가 두 번째 연장에서 보기를 범해 먼저 탈락했고, 나머지 두 신예가 승부의 흐름을 이어갔다. 결정적 순간, 15번 홀 파3에서 포트기터가 5미터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비로소 승패에 마침표를 찍었다.
포트기터는 경기 후 “퍼트를 놓칠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지만, 마지막까지 집중하며 승리를 만들어 더없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로써 포트기터는 만 20세의 나이로 역대 7번째 최연소 PGA 투어 챔피언 중 한 명이 됐다.
준우승을 거둔 그레이서먼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묻어났고, 커크 역시 자신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현장에서는 지켜보던 팬들의 숨죽인 집중과, 긴장이 풀린 후 쏟아지던 박수가 뜨거운 울림을 남겼다.
이날 우승으로 포트기터는 172만8천달러의 상금과 차기 시즌 PGA 투어 2년 출전권, 내년 더 센트리와 마스터스 출전권 등 의미 있는 특전을 모두 거머쥐었다. 시즌 첫 우승의 설움을 끌어안았던 2월 멕시코 오픈 연장 패배도 단숨에 보상받았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안병훈이 최종 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최종 공동 60위(9언더파 279타)까지 순위를 끌어올렸고, 김시우는 4언더파 284타로 84위를 기록했다.
거대한 기대감 속에서 챔피언에 올랐던 포트기터는 다시 한 번 깊은 호흡을 가다듬으며, 두 번째 정규 투어 우승을 위해 나선다. 청량한 바람과 환호 속에 다시 준비하는 포트기터의 오늘은, 팬들에게 또 다른 설렘을 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