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테슬라와 대형 반도체 계약”…미국·한국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 전망
현지 시각 28일, 미국(USA)과 한국(ROK) 양국의 핵심 기업 삼성전자와 테슬라가 165억 달러(약 22조8천억 원) 규모의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전 세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와 함께 양국 산업계에 직·간접적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 계약 체결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AI 기술 확산이라는 시대적 맥락 속에 이뤄진 것이다.
계약은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서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을 생산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양사는 장기 공급을 약속하며 양사 주가도 동반 급등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6.8% 오르며 마감했고, 테슬라도 4.2%의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이 계약을 통해 최근 부진했던 파운드리 사업에 새로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테슬라는 혁신적인 자율주행차 및 로봇, 다양한 AI 응용 제품군에 삼성전자가 생산한 AI 추론 칩을 적용할 계획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삼성의 생산 효율과 신속한 납기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 “계약 규모는 최소치에 불과하며 공급 확대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선 테슬라 주요 프로젝트 실현까지는 실제 반도체 공급 개시 후 수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판매 둔화와 로보택시 사업 확대 등 테슬라의 당면 과제들도 계약 단일 자체만으로 당장 해결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테슬라의 이번 합의가 미국과 한국 간 무역협상이나 정책적 지원과 연계된 것인지 여부에 대해선 명확한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도 “양사 공급 계약이 한미 무역협상 일부라는 얘기는 들은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NH투자증권 류영호 애널리스트는 “테일러 공장이 대형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중 체결된 이번 계약은 의미가 남다르다”고 평가했다. 다만, 삼성전자 전체 매출 대비 계약 금액의 비중은 제한적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키움증권 박유악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대규모 수주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손실 축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뉴욕타임스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경쟁력과 테슬라의 AI 전략이 맞물리며 공급망 재편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CNBC는 “구체적 공급 실현 시점과 추가 글로벌 고객 유치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며 장기적 관점을 강조했다.
시장에선 테슬라와의 대형 계약이 삼성전자 파운드리 분야의 실적 개선과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라는 전략변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제 반도체 공급 개시 시점이 양사 실적 개선의 핵심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추가 고객 유치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계약이 향후 한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파운드리 산업의 판도 변화를 촉진할지 국제 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