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무역흑자 50% 급감”…일본, 자동차 수출 부진에 시장 불안 고조
현지시각 17일, 일본(Japan) 정부가 발표한 8월 무역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가 전년 동월 대비 50.5% 감소한 3천240억엔(약 3조원)으로 집계됐다. 미국(USA)의 관세 조치 및 자동차를 포함한 주요 수출품 감소가 맞물리면서 일본 수출업계에 높은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결과는 제조업 중심 경제 구조 하에서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일본의 수출에 경고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의 8월 대미 수출액은 1조3천855억엔(약 13조원)으로, 지난해보다 13.8% 줄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분야는 자동차로, 대미 수출이 3천76억엔(약 2조9천억원)으로 28.4% 급감했고 수출 대수도 8만6천480대 수준으로 9.5% 줄었다. 건설·광산용 기계의 대미 수출은 26.1%, 반도체 등 제조장비는 38.9%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에서의 수입은 1조615억엔(약 10조원)으로 11.6% 늘어났다. 전체적으로 일본의 8월 무역수지는 2천425억엔(약 2조3천억원) 적자로, 두 달째 적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미국에 자동차, 전자 부품 등 주력 수출품을 공급해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관세 인상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 경기둔화 여파로 올해 들어 대미 수출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일본 기업들은 관세 부담이 적은 저가 차종의 수출 비중을 확대하는 등 대응에 나섰으나, 대미 무역흑자는 2023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당초 일본산 자동차에 적용됐던 27.5%의 고율 관세가 15%로 하향 조정될 예정이지만, 실제 수출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일본 내에서는 시장 불안 심리와 함께 주요 기업 실적 및 증시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일본 제조업의 실적 변동성과 자동차, 중장비, 전자장비 등 주력 업종의 단기 실적 악화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신중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투자업계 역시 “향후 미국 추가 관세 정책, 환율, 일본의 수출품목 다변화 여부가 무역수지와 시장 변동성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 등 외신도 “일본의 수출 약세가 아베노믹스 시대 이후 최대의 도전을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 자동차업계의 대미 의존도가 위험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향후 일본 무역수지의 개선 여부는 미국의 관세 정책과 글로벌 경기, 엔·달러 환율, 일본 산업계의 전략 전환에 달린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일본 대미 수출 업종을 둘러싼 단기적 충격과 중장기 대응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수출 부진과 무역흑자 급감이 일본 경제와 국제 교역 질서에 어떤 영향을 남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