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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사이로 빛난 도자기의 멋”…이천, 예술과 평온이 흐르는 여행지로 자리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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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사이로 빛난 도자기의 멋”…이천, 예술과 평온이 흐르는 여행지로 자리잡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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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를 감상하며 산책하는 여행자가 부쩍 늘었다. 예전엔 그저 도자기 고장쯤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감각적인 예술과 고요한 자연을 누릴 수 있는 일상의 쉼터로 자리잡았다.  

 

경기도 이천은 수도권에서 가깝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찾는 곳이 아니다. 9월 중순 구름이 부드럽게 드리운 날, 도자예술마을을 찾은 사람들은 도예의 손길이 스민 골목과 평온한 산책길에서 스스로에게 ‘오늘의 온기’를 선물받는다. 흙과 땔감, 자연이 품은 전통 덕분에 이토록 풍부한 예술 마을이 탄생했다는 설명이 이제야 와닿는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이천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이천

이천도자예술마을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도자산업특구로 지정돼 있다. 도자기뿐 아니라 회화, 목공예, 한지공예 등 6개의 예술 마을이 조화를 이룬다. 개성 있는 공방을 둘러보고, 직접 물레를 돌리거나 빚는 체험은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신선한 감동을 준다. 그만큼 가족 단위 방문객도 많고, 아늑한 수변 산책로에서는 사진이나 스케치를 남기는 사람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숫자로도 이 변화는 또렷하다.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이름을 올린 이후, 이천의 공예 및 체험관광 참여율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가족 뿐 아니라 혼자 즐기는 소규모 예술 여행객 비중도 30% 넘게 늘었다고 한다.  

 

현장 예술가들은 “이천의 진짜 매력은 진득한 전통 안에 현대의 감각을 담을 수 있다는 데 있다”고 표현했다. 실제로 참석자들은 “조용히 산책하며 작품을 보고 직접 만드는 시간이 뭔가 내 마음을 비우게 한다”며 “여유와 집중이 동시에 온다”는 소감을 전했다.  

 

안흥지와 영원사에서도 고요한 휴식을 찾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호숫가 산책길에서는 물결 소리와 붉은 저녁 하늘이 무심코 걷는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대웅전 앞마당을 서성이다 눈을 감고 깊은 호흡을 하는 여행자, 오래된 나무 곁에서 명상에 잠긴 사람의 모습도 자연스럽다. 댓글 반응 역시 “이천의 산과 호수, 도자기의 정취가 그리움과 위안을 준다”는 인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작고 사소한 여행의 경험이지만, 그 안엔 달라진 삶의 태도가 스며 있다. 많은 이들이 이천에서 마음의 쉼표를 찍고 돌아가는 이유다. 여행은 끝났지만, 그때의 평온은 지금도 일상에 조용히 머물러 있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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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도자예술마을#안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