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기대에 상한가 직행…천일고속, 서울고속터미널 모멘텀에 급등 랠리
천일고속 주가가 서울고속터미널 재개발 기대에 힘입어 상한가로 치솟으며 단기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19일 장중 기준으로 30% 가까이 급등하는 등 강남권 부동산 재개발 모멘텀이 운송·자산주 테마를 자극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재개발 이슈가 자산가치 재평가 기대를 키우고 있지만, 실적·재무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여서 향후 주가 흐름이 재개발 관련 뉴스와 수급 동향에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9일 낮 12시 51분 기준 천일고속 주가는 전일 대비 29.99% 오른 4만9,200원을 기록 중이다. 전일 종가 3만7,850원에서 출발한 주가는 장 초반부터 매수세가 집중되며 곧바로 상한가(29.99%)까지 직행했다. 시가총액은 약 703억 원 수준으로 불어나 코스피 시가총액 1,208위에 올라섰다. 코스피 전체가 제한적인 등락에 머무른 가운데 중소형 운송주가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단기적으로 투자자 시선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천일고속[00065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119/1763524769476_856127204.jpg)
최근 한 달간 주가를 이끈 핵심 동력은 서울고속터미널 부지 재개발 기대와 이에 따른 자산가치 재평가 서사다. 시장에서는 강남권 터미널 인근 토지를 보유한 운수주를 잠재 재개발 수혜주로 묶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고, 천일고속이 대표 사례로 급부상하고 있다. 다만 실적과 재무 구조 측면에서 구조적 개선 신호가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 주가 방향성은 재개발 관련 뉴스의 강도와 단기 수급 유입 속도에 좌우되는 테마 장세 색채가 짙다는 평가도 나온다.
가격 흐름을 보면 10월 중순 이후 전일 상한가 직전까지 천일고속 주가는 3만7,000~3만9,000원대 박스권에서 제한적인 등락을 반복했다. 방향성보다는 일부 개별 수급에 따라 소폭 오르내리는 횡보 구간이 이어졌던 셈이다. 그러나 19일 상한가로 종가 기준 1개월 수익률은 약 26%, 6개월 수익률은 약 27%까지 한 번에 뛰어올랐다. 그동안 이어졌던 6개월가량의 횡보·완만한 조정 구간을 단숨에 상향 돌파한 모양새다.
가격대별로 최근 3개월 저점은 3만6,850원, 고점은 이날 상한가 가격인 4만9,200원이다. 단기·중기 이동평균선을 기준으로 5일선, 20일선, 60일선이 모두 4만 원 아래에 위치해 현재 주가는 주요 이동평균선을 모두 상회하는 급격한 상방 괴리 상태다. 기술적으로는 기존 3만7,000~3만9,000원대 박스권 상단을 단숨에 돌파한 만큼, 향후 되돌림 국면에서 이 가격대가 지지선으로 작동하는지가 단기 투자자들의 핵심 체크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거래량도 눈에 띄게 변했다. 최근 한 달 평균 일일 거래량은 1,000주 안팎, 6개월 평균은 600주 수준에 그쳤다. 이날 상한가 과정에서 거래량은 1만5,000주를 웃돌며 1개월 평균의 10배 이상, 6개월 평균의 20배 안팎으로 급증했다. 평소 거래가 많지 않은 코스피 중소형주에 외부 재료가 한꺼번에 유입되면서, 가격보다 거래량이 먼저 반응하는 전형적인 테마 급등 패턴이 재현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수급 구조를 보면 외국인과 기관의 비중은 극히 제한적이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과 기관의 일별 순매매 규모는 수십 주 단위에 그쳤고, 뚜렷한 추세도 관찰되지 않았다. 11월 중순까지 외국인은 소폭 매수와 매도를 번갈아 했고, 기관 역시 일부 일자에서만 제한적인 매수·매도를 반복했다. 전체 상장주식수 대비 외국인 보유 비율은 0.49% 수준에 불과해 수급 구조상 개인 투자자 의존도가 매우 높은 종목으로 분류된다.
동종 업계와 비교하면 천일고속의 변동성이 두드러진다. 천일고속은 롯데렌탈, 쏘카, AJ네트웍스, 레드캡투어 등과 함께 운수·렌털·출장·여행 관련 업종에 속한다. 이날 기준 등락률은 천일고속이 29.99%로 동종 종목 가운데 가장 높다. 롯데렌탈은 0.7%대, 쏘카는 0.1% 내외, AJ네트웍스는 5%대, 레드캡투어는 1%대 상승에 그쳐 재개발·자산가치 이슈가 천일고속에 가장 강하게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은 703억 원 수준으로, 롯데렌탈(1조 원대), 쏘카·AJ네트웍스·레드캡투어(2,000억~4,000억 원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형주다. 코스피 내 시가총액 순위도 1,208위로 시장 주도주보다는 변동성이 큰 테마성 종목에 가깝다.
실적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재개발 기대와 온도차가 존재한다. 2024년 연간 기준 매출은 447억 원 수준으로 2022~2023년 대비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022년 -74억 원, 2023년 -51억 원, 2024년 -53억 원으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영업이익률도 -10%대에서 -20%대 사이를 오가며 구조적인 수익성 개선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 당기순이익 역시 2024년 -42억 원으로 연간 기준 적자다. 다만 2025년 2분기에는 매출 114억 원, 영업손실 14억 원, 순이익 10억 원으로 분기 기준 일시적 흑자 전환에 성공해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수익성 지표를 보면 ROE(지배주주 기준)는 최근 연간 기준 -20%대 중후반, 분기 기준으로도 -20%대 안팎의 마이너스 구간에 머물고 있다. 적자 구간 특성상 PER는 의미 있는 양수 값이 산출되지 않는다. PBR은 3~4배 수준으로 동종 업체와 유사하거나 다소 높은 편이다. 업종 평균 PER가 11배대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는 이익 기반 밸류에이션보다는 보유 자산과 재개발 기대가 우선적으로 반영된 상태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재무구조 측면에서 부담 요인은 분명하다. 최근 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300%를 웃돌며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고, 당좌비율은 10%대 중반에 머물러 유동성 여력이 넉넉한 편이라고 보기 어렵다. 유보율도 마이너스 구간으로 자본 여력이 제한된 가운데 추가 투자나 사업 확장이 이뤄질 경우 재무 부담 확대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당배당금·배당수익률은 N/A로 표기돼 고배당주 성격과는 거리가 있고, 증권사 컨센서스와 목표주가도 제시돼 있지 않아 전통적인 밸류에이션 기준점이 부재한 상태다.
이번 급등을 촉발한 직접적인 재료는 서울고속터미널 부지 재개발 이슈다. 서울시는 신세계센트럴시티를 해당 부지 사전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최고 60층 규모의 주상복합과 문화·편의시설이 포함된 복합개발 구상이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 종목에 투심이 집중됐다. 지하에는 고속버스 터미널과 주차장이 들어서는 구조로 알려지며, 기존 고속버스 운영사인 천일고속이 개발 수혜 기대주로 부각됐다. 같은 업종의 동양고속 등 일부 종목도 동반 강세를 보이며 테마 수급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시장 전반에서는 최근 동서울터미널, 상봉터미널 등 고속버스터미널 부지가 복합 상업·주거 시설로 재개발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터미널 부지를 보유한 운송주를 숨은 부동산 자산주로 재해석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강남권 핵심 입지에 위치한 터미널 인근 부지는 향후 복합개발이 진행될 경우 오피스·상업시설·주거를 아우르는 랜드마크로 변모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낳는다. 이는 곧 보유 토지의 평가액 상향과 기업 자산가치 재평가 논리로 연결된다. 천일고속이 반포 일대 상업용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다시 부각되며, 재개발 정책 모멘텀과 맞물린 자산가치 재평가 기대가 단기 주가를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회사 차원에서 서울고속터미널 재개발 사업에 어떤 형태로, 어느 정도 지분으로 참여할지에 대한 공식 공시나 구체적인 사업 구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재개발 사업 인허가 일정, 사업 주체 간 수익 배분 구조, 천일고속이 보유한 토지·지분이 개발 프로젝트에서 차지하는 역할 등이 모두 불확실한 상태다. 현재 주가 수준에는 잠재 수혜에 대한 기대가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시 기반 모멘텀이 아니라 뉴스와 온라인 토론방 이슈를 중심으로 테마가 형성됐다는 점은 향후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거론된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저PBR 종목을 중심으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줬다. 천일고속은 자산 대비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낮은 자산주라는 인식 아래 저PBR·밸류업 관련 테마에 편입돼 왔다. 다만 이익이 뒷받침되는 저PBR 가치주와 달리, 영업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의 자산가치 부각은 시장 환경이 바뀔 경우 투자심리가 빠르게 식을 수 있다는 한계도 내포한다. 밸류업 논의가 실제 자산 매각, 재개발 참여, 주주환원 강화 등 구체적인 실행 계획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주가 지속 가능성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본업인 고속버스 운송 사업 측면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여행·관광 수요 회복과 함께 여객 수요가 점진적으로 정상화되고 있다는 점이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다가오는 설 연휴 등 성수기에는 고속버스 수요가 확대될 수 있어 본업 매출과 현금흐름 안정성 측면에서 방어력을 제공할 수 있다. 반면 유가, 금리, 통행료, 인건비 등 비용 요인이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해 단기간에 영업이익률을 플러스 구간으로 끌어올리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뉴스와 테마 관점에서 천일고속은 육상운송·고속버스 관련주이면서 동시에 강남권 부동산 재개발, 자산주, 저PBR 관련주라는 복합 테마에 걸쳐 있다. 최근 한 달 동안에는 서울고속터미널 재개발, 반포 상업용지 보유, 강남 재개발 정책 등 키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향후 테마 강도를 유지하려면 서울시와 사업자 측의 구체적인 개발 일정 발표, 천일고속의 사업 참여 구조 명확화, 정부 밸류업 정책의 구체화 등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분석이 많다. 반대로 이들 이벤트가 지연되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테마 강도는 빠르게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함께 제기된다.
동일 업종 내 상대 평가를 종합하면, 천일고속의 강점은 자산가치와 재개발 이슈, 그리고 기저 효과에 따른 영업이익 증가율 개선(감익 폭 축소)에서 찾을 수 있다. 반면 약점으로는 소형주라는 점, 영업이익과 ROE가 마이너스 구간에 머물고 있다는 점, 부채비율과 당좌비율 등 재무안정성 지표가 동종사 대비 열위인 점이 지목된다. 외국인 지분율이 1% 미만으로 낮아 장기 자금을 공급하는 해외 투자 기반이 부족한 만큼, 개인 중심 수급에 따라 주가 변동폭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이다.
전망과 투자 전략 측면에서 단기(1개월) 구간은 재개발 관련 추가 뉴스의 가시성과 수급 흐름에 따라 시나리오가 엇갈릴 수 있다. 보수적 관점에서는 상한가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경우 최근 박스권 상단이었던 4만 원 초반대까지 되돌림이 나올 수 있고, 과거 지지 구간이었던 3만7,000~3만8,000원대를 하회할 경우 단기 조정이 심화될 여지도 있다. 반대로 4만 원대 초반 가격대가 새 지지선으로 자리 잡고 재개발 관련 추가 호재성 뉴스가 이어질 경우 4만5,000원 안팎에서 재차 방향성을 모색하는 흐름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기(6개월) 관점에서는 서울고속터미널 재개발 사업 윤곽과 운송 본업 실적 회복 속도가 관건이다. 낙관 시나리오에서는 재개발 계획이 인허가, 사업 구조 측면에서 구체화되고, 이 과정에서 천일고속의 지분·토지 역할과 수익 배분 구조가 명확해지는 동시에 본업에서도 영업적자 축소와 재무구조 개선이 병행될 경우 자산가치와 기업 가치 레벨업이 동시에 반영될 수 있다. 반대로 사업 구조 불확실성이 장기간 해소되지 않고 고금리와 유가 부담 등으로 실적 개선이 지연될 경우, 현재 가격대는 향후 조정 국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기 투자자에게는 재개발 관련 공시와 실적·재무 지표 추이를 병행 점검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급등이 공시 기반이 아닌 재개발 기대와 테마성 수급에 의해 촉발됐다는 점을 특히 주목하고 있다. 부채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유동성 여력이 크지 않은 만큼, 추가 자본 확충이나 대규모 투자 계획이 발생할 경우 희석과 재무 리스크가 부각될 여지도 있다. 시장에서는 레버리지 투자를 자제하고, 재개발 사업 구조와 운송 본업의 수익성 회복 속도를 냉정하게 점검하면서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 손절과 분할 매매 원칙을 유지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당국과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재개발 인허가 일정과 기업 밸류업 정책의 구체화가 관련 종목 주가 흐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